3. 대만 타이베이 관광 (고궁박물원, 중정기념당)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타이베이 관광에서 가장 멋진 곳이 어디냐고 물으신다면 고궁박물원(구궁보우위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저 박물관일 뿐인데 뭐가 대단하냐고 반문하실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고궁박물원은 런던 대영박물관, 파리 루브르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5대 박물관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중국 5천년 역사 동안 가장 핵심적인 유물들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대체 왜 중국의 유물이 대만에 있을까요? 1933년 일본군의 침략으로 유물이 국외 유출될 것을 우려한 국민당이 중국의 유물들을 모아 자금성에서 난징을 통해 상하이로 옮기게 됩니다. 유물 13,291상자와 중앙박물관 유물 6,066상자 규모였다니 엄청나지요. 그 후 이 유물들은 여러 곳을 거쳐 결국 난징에 모이게 됩니다.
1948년, 국민당과 공산당의 전세가 역전되자 장개석은 핵심유물을 선정해 타이완으로 옮길 계획을 세웁니다. 총 2,972상자 608,985점의 유물이 옮겨졌는데 여기에 중요한 유물들은 거의 모두 포함되어 있었지요. 이 유물들을 정리한 후 일반인에게 공개하였답니다. 너무나 유물이 많아서 한 장소에 전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만 전시하고 나머지는 보관하였다가 3-6개월 주기로 전시유물을 바꾼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유물들을 모두 관람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곳은 실내에서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유물들을 보여드릴 수 없는 점이 아쉽네요. 이곳에 가시기 전에 꼭 사전정보를 알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유물들이 유명한 것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아셔야 재미있거든요. 그냥 무작정 보기만 해서는 별 감흥이 없습니다. 패키지여행이라면 가이드의 말에 귀 기울이시고, 가이드가 없으시다면 음성안내기 서비스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http://www.npm.gov.tw/ko/visiting/visit/hours.htm

여기가 고궁박물원 홈페이지입니다.

가서 잘 읽어보시고요......

.... 라고 하면 읽어보실 리가 없겠죠? -ㅅ-;;; 하아.... 제가 몇 개만 소개해 드릴게요.



 
이건 꼭 보고 오셔야 합니다. 뭐냐구요? 배춥니다. 배추. -_-;;
그냥 배추가 아니라 옥으로 만든 배추에요. 옥배추! ㅎㅎㅎㅎㅎㅎ
천연 옥의 색변화를 이용해서 배추를 만든 것인데요. 정식 명칭은 취옥백채입니다. 이 배추가 고궁박물원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싱싱한 잎과 잎에 붙어있는 두 마리 여치까지 잘 표현했네요. 줄기가 투명하고 잎이 푸른 배추는 집안이 청백하다는 의미와 함께 중국에서는 신부의 순결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고궁박물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물로 대만 곳곳에서 이 배추를 본떠 만든 상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건 벽사, 혹은 피셰라고 부르는 동물로서 상상속의 동물입니다. 용의 자식 중 하나라고 하던데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자의 몸통, 봉황의 날개, 용의 얼굴, 기린의 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벽사는 항문이 없답니다. -ㅅ-;;; 옥황상제가 벽사를 매우 아꼈는데, 옥황상제의 귀여움을 받고 자란 벽사가 아무데나 응가를 하고 다니자 옥황상제가 엉덩이를 한대 후려쳤더니 항문이 없어졌답니다. -_-;;; 아아아아아 똥꼬 지못미.......

그래서 배설을 하지 않고 피부로 숨을 쉰다는데... 이거 뭐 땀구멍으로 배출하는 건가요? 냄새 쩔겠네요 ㄷㄷㄷㄷㄷ 누구 말따나 조금씩 싸서 말리는 것도 아니고 ;;;;;

암튼 먹기는 하는데 싸지는 않으니, 재물이 들어와서 나가는 일이 없다하여 상인들이 좋아하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죽사전지번련다보격원합입니다. 헥헥
황제의 장난감통(?)입니다. 부채꼴 모양의 나무상자인데 한쪽으로 접으면 원형이 되어 전시대가 되고 반대편으로 접으면 네모상자가 되는 구조입니다. 저 안에 27개인가의 장난감이 들어간다고 하네요.





가량입니다.
일종의 측량기구인데요. 상업의 발달과 함께 도량법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곡물의 정확한 측량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양쪽에 있는 귀를 뽑아 측량기구로 사용한다고 하네요.



 

여요 연화식온완 입니다.
북송시대의 도자기로 안목 높은 황제가 고른 도자기만이 궁궐에 남을 수 있는데 이 영도도 그중 하나입니다. 술을 데워주는 자기로 아마 술병과 세트였을 것으로 추측되며, 연꽃모양으로 열 개의 꽃잎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여요는 30점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중 26점이 고궁박물원에 있다더군요. ㄷㄷㄷ




송지명 옥하엽배입니다.
음.... 사진을 보면 웬 쭈구렁 박바가지를 엎어놓은 것 같지만 -_-;;;;; 사진이 이렇게 나와서 그렇지 사실은 옥으로 만들어진 매우 유려한 유물입니다.
이 연꽃 잔은 문인들이 붓글씨를 쓰다가 붓을 씻는 도자기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험한 세상에 굴하지 않는 문인들의 의지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를 담게 된 이유가 있는데요. 이 작품과 흡사한 잔을 들고 있는 그림이 있는데 명나라 화가 진홍수의 은거십육관책에 '신음(晨飮)' 즉 '새벽에 마신다'라는 주제를 그려 넣었다고 합니다. 시인 소동파는 새벽 음주를 '책에 물 뿌리기'라고 했다는데 이것은 지식인이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실의에 빠졌으나 이상과 희망을 버리지 않는 마음가짐을 완곡히 표현한 것이라 합니다.

-_-;; 이해가 가시나요? 전 솔직히 이해가 잘.... 새벽에 술 마시는 것과 책에 물 뿌리는 게 관련이 있는지.... 또 그게 왜 문인의 의지를 뜻하는지 좀.....

새벽에 술 먹는 건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그런 거 아닌가요? 흠.......


이 외에도 정말 중요한 유물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고궁박물원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사진들이 부족하고 제 지식도 부족해서...... 나머지 내용들은 가이드북을 읽어보시거나 가이드님께 직접 들으시기 바랍니다.




옥배추님은 위대하시어 과자 포장지에도 나오십니다. ㅎㅎㅎㅎㅎ


자, 이제 중정기념당으로 옮겨가볼까요. 중정기념당은 3일째에 갔던 곳이긴 한데 뭐 시간순서 같은 건 무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립중정기념당(궈리중정지녠탕)은 1975년 장제스(장개석)가 서거하자, 세계 각지의 화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모아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기념당입니다. 이곳은 중정기념당이라고도 하지만 국립타이완민주기념관이라고도 불렀던 적이 있습니다. 2007년 천수이볜 정부는 장제스의 정책에 반하는 입장이었답니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이름을 바꿔버린 것이지요. 하지만 2008년 다시 국민당의 마잉주 총통이 당선되면서 예전처럼 국립중정기념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합니다. 맘에 들지 않는다고 이름을 맘대로 바꿔버리다니, 좀 쪼잔한 느낌도 있네요.




이곳에는 장제스의 생전 유품과 업적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2층 규모인데 매우 넓고 커다란 건물입니다. 내부에서 사진촬영도 가능했던 것 같긴 한데....... 제가 사진 찍기에 지쳐있던 때라 내부 사진은 없습니다. ㅠ_ㅠ 단체여행을 많이 안 다녀봐서..... 사진 찍다 지치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ㅎㅎ 3박4일 동안 830장을 찍었으니 원......



 
외부 정원이 잘 정리되어 있어 사진 찍기에 좋았습니다.




건물 참 으리으리하지요.




날씨가 꾸리꾸리해서 좀 안타까운 일정이었습니다.

아아, 내부사진이 없으니 해드릴 말씀이 별로 없네요. ㅎㅎㅎㅎ 사실 저도 그냥 가이드님 이야기만 줄기차게 들었더니 머리에 남은 게 없어요. ㅋㅋㅋㅋ 혹시 가시게 되면 가이드님 이야기 잘 들어보도록 하세요.

이것으로 타이베이 시내 관광은 끝입니다. 야시장 이야기가 있긴 한데 나중에 먹거리 이야기와 겹칠 것 같아서 그냥 먹거리 이야기 할 때 한꺼번에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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