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이다. 


3년 전에 '뇌경색'이 오셨던 아저씨였다.  뇌경색 있은 후 약을 타다 드시는데,  1달에 약값만 10만원이 넘게 나오셔서- 자의로 약을 끊고 사셨다고 한다...뇌경색 오신 분들은 병원에서 성분명 '클로피도그렐'이라고 불리는 종류의 약을 타다 드신다.  문제는 이 약은 오리지널 약이 1알에 무려 보험가만 2000원을 호가한다는 것이다.  약값의 약 50%를 보험이 커버한다고 보면, 본인이 내시는 금액도 2000원 정도 할 것이다.


이런 종류의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  따라서 1년에 100만원이 넘는 돈을  평생 약을 사는데 쓰게 된다...가난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중산층에게도 이는 부담되는 짐이 틀림없다. 

오리지널 약은 비싸기 때문에, '제네릭'이라고 불리는- 복제약 중에 싼 것이 있는지를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가격이 반값인 약도 있었고, 심지어 1/4 수준인 약도 있었다!  물론 이런 국내 복제 약들이 성능이나 부작용 면에서 믿음을 크게 주고 있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오늘 오셨던 아저씨처럼 너무 비싸서 약을 못 드시겠다고 하시는 분에게는 괜찮은 옵션임에 틀림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내가 이 약을 처방한다고 아저씨가 동네약국에서 약을 타다 드실 수 있는 건 아니다.  동네약국에서 그 약을 구비하고 있어야만 한다.  (사실 시장에 나오는 모든 종류의 약을 다 구비하고 있을 순 없는 노릇 아닌가...난 이해한다.)  그래서 같은 종류의 약들 중 가장 싼 약이 어떤 약인지를 물어보았다...근처 가장 큰 약국이었으나, 가격이 1/4수준의 약은 없었고, 오리지널 약의 절반 정도 가격의 제네릭 약 밖에 없다고 했다.

아저씬 한 달 3만 원 정도 나올 거라는 내 말에, 그것도 너무 비싸다고...못 드시겠다고 하셨다.  우리 보건소 주변엔 약국이 여러 개가 있지만, 최저가 약을 구비한 약국은 한 군데도 없다.  혈압약도 마찬가지다.  저가형 약이 잘 나가고 있지 못한 현실.  가끔 이런 환자가 올 때마다 새삼 씁쓸하다.


- 후일담 -
약국에 전화 해보면, 정말 싼 제네릭들은 유통 자체가 안 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약국에서는 싼 약 쓰든 비싼 약 쓰든 더 약국에 유리하고 불리한 건 없다고 한다...왜 싼 약들은 유통이 잘 안 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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