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를 즐겨 보는 편이다.  잘 하지는 못하나 많이 보다 보니, 게임을 이기려면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은 안다.  언제 확장할 것인가? 를 결정하는 타이밍과,  누가 더 많은 자원을 먹고 효율적으로 쓰는가가 되게 중요하다.

현실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최근에 읽은 '저탄소의 음모'에 따르면- 영국이 산업혁명 이후 세계 최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자국 내의 풍부한 석탄자원 덕분이었다고 한다.  결국 남들보다 더 좋은 생산시설 가지고 있어도 이를 돌릴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해야 더 강한 나라라는 것이다.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현재 중국처럼, '세계의 공장'이 되었다.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많이 만들어서- 외국에다가 수출함으로써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석탄자원을 대체할 다른 에너지가 등장한다.  바로 '석유'다.

석유를 사용하는 기계들이 늘어났다.  중동에서는 값싼 석유가 많이 발견되었다.   이 때 영국은 세계 최강국이어서 이란을 통해서 중동에서 나는 석유를 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쥐고 흔든 나머지 이란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 틈을 타 미국이 이란을 '접수'했다.

더욱이, 1930년대 대공황이 터지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석탄보다 값싼 자원인 석유(이때는 값싼 자원이었다니..)를 많이 찾기 시작했다.  석탄에 기반을 두고 있었던 영국은 더 어려워졌다.  이렇게 영국이 흔들린 틈을 타, 미국이 점차 부상하기 시작한다.

1,2 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전쟁에서 자원이 중요하다는 것은 지당한 사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영국은 쇠퇴하였고- 전쟁 중에 중동에서 영향력 확대에 성공한 미국이 드디어, 세계의 패권을 거머쥐었다.

석유에 있어서는 1950년대가 미국의 전성기였다.  사회주의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90%를 미국이 장악했다.  록펠러를 비롯한 거대 미국 석유회사들이 석유 접수에 성공하였다.  중동을 움직이는 미국의 정치적인 키는 두 나라.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였다.

하지만, 미국의 간섭에 중동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1960년대에 OPEC(석유수출기구) 아래 중동국가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각 나라에서 나오는 석유의 공급량과 가격을 통제하는데 성공했고, 이는 미국에 대항하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미국이 말을 안 들으면 석유공급을 확 줄여버려 가격이 엄청 올라가게 만드는 것이다.  심지어 미국에 수출금지령까지 내릴 수가 있었다.  경제의 기반이었던 석유가 없으면 경제는 돌아가지 않는다.  이 방식으로 중동은 미국의 숨통을 죄였다.  '1차 석유파동'과 '2차 석유파동'에 숨어있던 근본적인 배경이 바로 이것이었다.

우리가 물가가 너무 비싸지고 돈 값이 내려가는 걸 고상한 말로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이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석유가격의 상승이다.  이게 제대로 뜨면 정말 위험하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의 목숨줄은 중동이 장악하고 있었다.  1979년 까지는-

미국은 중동과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자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  이때가 냉전 기간이었다는 것을 잊지 마셔라.  미국과 소련은 서로의 체제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었다.   소련에 배후에는 이란이, 미국의 뒤에는 이라크가 있었다.  이 전쟁으로도 중동의 석유를 장악하지 못한 미국은- 이후에 이라크를 공략하는 등 중동패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  이후...9.11일 테러에, 아프가니스탄 공격에...하지만 아직도 완전히 중동의 손을 넣지 못했다.

 ...이렇듯 자원은 국가의 흥망성쇠에 있어 정말 중요하다.  책의 저자는 유럽이 저탄소경제, 그린에너지, 탄소배출권 운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석유'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야 다시 미국을 제치고 패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석탄에서 석유로 넘어가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석유에서 그린에너지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기회를 잡겠다는 의도다. 그래서 저자는 유럽이 '지구 온난화'를 과장해서 홍보하고 다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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