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로 전 세계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 유럽은 술 취한 듯 계속 휘청거리며-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은 물건 가격들이 계속 올라가는 인플레이션 위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최소 몇 년간은 위기 속에서 살아가야 할 듯싶습니다. >_<  이런 서브 프라임 사태에 대한 설명은 이미 충분히 논의되었지만, 최근 '금융경제학 사용 설명서'라는 책을 읽다가 서브프라임 위기를 중국과 미국의 관계로 풀이하는, 흥미로운 내용이 나와서 포스팅 해봅니다.




서브 프라임 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중국과 미국은 매우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둘 사이는 '결혼'에 비유할 만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는 상부상조의 관계였거든요.  혹자는 이런 관계를 가리켜 "차이메리카"라고도 했습니다.

중국은 값싼 물건을 만들어 수출하는 '생산국', 미국은 이 상품들을 사는 '소비국' 역할을 한 것이죠. 중국은 선진국에 값싼 상품을 수출하여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며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룩할 수 있었고, 미국은 싼 상품들을 수입해서 물가가 낮은 상태를 유지해 상당기간 동안 경제가 잘 굴러갈 수 있었습니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중국 제품이 세계에 잘 먹히려면 가격이 싸야 됩니다. 그러려면 위안화의 가치가 다른 나라 돈보다 떨어져야 하죠.(그래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중국 제품을 더 싸게 느낄 테니까요)  그래서 중국 정부는 위안화를 풀고 달러를 사들였습니다.

그럼 그 엄청난 양의 달러로 무엇을 했느냐? 중국은 미국의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였습니다.  왜? 미국의 채권이 많이 팔리면 미국이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낮은 상태로 유지하면 주식, 채권,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고 소비도 왕성해 지니까요. '미국의 왕성한 소비'. 바로 이것이 중국이 원하는 거였거든요.

문제는 미국에선 경기 호황기에 실물 경제가 커지기보다는 '금융'이 커져버렸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이 잘 되니까 이를 이용해 금융에서는 서브프라임(쉽게 말해 저소득층...) 계층에도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주었고, 위험을 분산시킨답시고 여러 상품들을 개발해서 미국 밖으로도 팔았죠. 그러던 중 FRB에서 시중 금리를 2년 만에 기존 보다 4% 넘게 올려버리자, 자금줄이 급격하게 말라버려 부동산이 폭락하고- 그와 함께 열씨미 무리하게 투자하던 대형 투자은행들과 관련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로- '금융' 이란 날뛰는 말에 어떤 족쇄를 채워야 되는지, 아니 족쇄를 채워야 되는지 안 채워야 맞는지를 열 내며 논의하게 되죠. 현 상황은 미봉책으로 막고 있는 형국입니다. 선진국들은 시중에 돈을 많이 풀어서 경기가 디플레이션으로 가지 않도록 방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돈들이 다른 나라로도 흘러들어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들이 무한정 돈을 풀어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세계는 이제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금융에 어떤 족쇄를 채울 것이냐? 족쇄는 채워야 하는가? 그리고 금융이 문제인가? 주변 환경이 문제인가? 이 어려운 질문들에 해결책이 나오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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