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정리하면서..


앞서 프렌차이즈형 치과, 과잉진료로 인한 피해 그리고 의료'경영'이라는 글을 작성하였고,
송상우님께서 다음의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우선 공급과잉이라는 부분에서는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인구는 10만 명 정도이나 치과의사는 16명에 불과합니다. 치료를 받기 위해 짧게는 3일 이상 길게는 일주일이상을 기다려야 초진예약을 잡을 수가 있습니다.(인구 얼마당 얼마의 의사숫자가 적정하냐는 개념은 논란의 여지가 있겠습니다만, 어느 업종이든 스스로가 포화라고 여기지 않는 업종은 드뭅니다. 중요한 것은 공급의 문제를 공급자 입장에서 보느냐 소비자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통큰치킨사태에서도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왜 이미 포화상태인 치킨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오려 하냐고 난리를 피웠죠.) 시장경제에서 공급과잉이라는 표현은 사실 어불성설입니다. 공급이란 항상 수요에 따라 약간의 시차가 있겠지만 탄력적으로 조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의과대학의 설립과 정원이 법률로서 엄격히 제한되는 나라에서는 공급과잉이라는 개념이 적용될 수도 있겠으나 사실 그마저도 현실적으로 공급과잉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정원미달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의과대학 입시경쟁은 치열합니다. (일본처럼 정원의 70~80%정도만 채우는 경우에는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처럼 미달되는 %가 공급이 조절된다는 반증이긴 하지만요.) 덧붙여 보건사회연구원이라는 단체는 의료민영화에 대해 부정적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연구결과의 정확성이나 진정성에 대해서는 저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의사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20~30년 전에 의료의 질이란 지금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서비스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의사의 불친절함과 고압적인 자세는 미덕으로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지금도 엄격한 정원 통제로 인해 독점을 누리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고압적인 태도는 말할 것도 없겠죠.(대표적으로 법조계에서 판검사의 고압적인 태도는 이미 여러 번 지적되었죠. 그들은 여전히 민사재판에서조차 소송당사자들을 정당하게 세금을 내면서 법률서비스를 받는 고객으로 여기지 않고 마치 아랫사람 대하듯 하고 있죠. )
의료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은 면허제를 정당화할 때, 숫자를 조절해야 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근거인 듯합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이든 정보의 비대칭성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이고 또한 당연한 문제입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람만큼 알고 있다면 굳이 다른 사람에게 서비스를 공급받을 필요가 없겠죠.(물론 비교우위의 문제와 육체적 능력이나 시간의 한정성으로 말미암아 더 잘 알더라도 현실적으로는 타인이 생산하는 재화를 이용할 수밖에는 없겠지만요.) 중요한 것은 공급을 조절한다고 해서 질이 보장되거나 향상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만약 숫자를 조절해서 질을 보장할 수 있다면 모든 업종에서 그렇게 하는 게 바람직하겠죠. 미용사든,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든 말이죠. (전 기본적으로 양에서 질이 나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서 100% 그런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반론하지는 않겠습니다.)
우리가 티비를 구매할 때도 티비의 작동원리나 생산 공정에서 각각의 부품이 차지하는 원가들, 조립비용 등을 따져서 구매하지는 않죠. 물론 그런 것들을 알 수도 없고요. 하지만 우리가 티비를 사면서 '아 난 사기당하고 있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죠.
물론 이런 문제들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친분이 있는 치과의사분도 어떤 분이 다른 치과(네트워크 치과는 아닙니다. 제가 사는 곳은 네트워크 치과가 없고 또 과잉진료를 할 정도로 환자가 적은 치과는 단 한곳도 없습니다.)에서 충치 먹은 치아가 9개나 있다고 했는데 본인은 아무리 봐도 3개 이상은 찾기가 힘들고 그 마저도 굳이 치료하기보다는 칫솔질을 잘 하면서 잘 관찰하는 게 나아보인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의사숫자가 늘어난 것이 과잉진료와 관련이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환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는 것과 그 경쟁의 수단으로 과잉진료를 선택하는 것은 별개라고 봅니다. 또 어떻게 보면 그런 과잉진료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의사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과잉진료를 하는 병원 말고 다른 병원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그 병원이 과잉진료를 하느냐마느냐를 따질 것도 없었습니다. 동네에 병원이 하나뿐인데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그 병원에서 과잉진료를 한다는 것만 알 수 있다면 병원을 피해 얼마든지 다른 병원을 가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사실 어떤 집단이든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그런 사람들에게 치료받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과 의사숫자가 많아져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과잉 진료하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의사의 숫자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관점보다는 환자에게 올바른 의료지식을 제공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하는 병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홍보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됩니다. 과잉진료 때문에 의사숫자를 줄이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논리와 비슷합니다. 의사숫자가 늘면서 환자가 얻을 수 있는 편익은 소수의 의사들이 하는 과잉진료로 인한 비용보다는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의사의 숫자가 늘어나면 의사들 입장에서도 다양한 임상적 문제들에 대해 깊게 고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음으로써 더 높은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환자를 쳐내기도 바쁜 상황에서 더 많은 지식을 쌓고 더 높은 기술을 익히려는 사치(?)를 할 의사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물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가장 큰 성취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제 의사집단 내에서도 서로 수입이 얼마냐는 것보다는 얼마나 높은 수준의 의학적 지식과 기술로서 환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의사로서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환자가 의사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듯 의사도 환자에 대한 믿음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인간은 누구나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나은 편익을 추구합니다. 환자들이 불법 네트워크 치료에 이용당하는 것같이 보여도 당장은 그 사람들 나름대로는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그런 치과들의 행태에 문제가 많다면 환자들 스스로가 저절로 그런 치과들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링컨의 말대로 다수의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으니까요. (또 아무리 가격이 싸도 자기 몸보다 소중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네트워크 치과들이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유지된다는 자체가 어쩌면 많은 치과들이 네트워크 치과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비슷하게 공유하고 있지 않은가 여겨지기도 합니다.
사실 의사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나 이타심을 요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의사 본연의 마음'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아파서 나에게 찾아온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든 의사가 그런 마음을 갖는다면 이상적이겠으나 현실적으로 의대에 오는 이유는 좀 더 나은 수입과 사회적 지위 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 그런 목적으로 의사가 되는 것이 한편으로는 당연하고 바람직하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을지라도 나쁜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무엘 존슨은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일할 때 가장 순수하다'고 했습니다. 전 이 말이 인간의 삶에서 본질적인 한 부분을 잘 잡아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은 수입에 이타심만을 강요하여 의사에게 환자를 보게 했을 경우 더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전날 밤을 새워 공부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다음날 나에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치료 받을 환자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밤을 새워 공부하는 의사들은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사무엘 존슨이 이 말을 한 의도는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나쁜 일을 적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만)
프랜차이즈 치과들이 환자에게 피해를 주는 방법으로 돈을 벌려는 행태들은 분명히 비판받아야 마땅하지만 그것이 본심인지를 떠나서 환자에게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공급하겠다는 시도 자체는 틀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논란 자체도 의사선생님들 입장에서는 짜증나는 일이겠지만 결국 치과계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일어남으로써 일반인들도 프랜차이즈 치과들이 가지는 문제를 알게 되고 결국 그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의 행태를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빨리 이번 사태가 해결되어서 치과의사분들이 마음 편히 진료에 매진하시길 기원합니다.


댓글도 길고, 제 생각도 글로 적다보니 길어져서 새로이 글을 작성합니다.

1. 공급과잉이냐의 문제

'수요와 공급'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정과 계산식을 이용하여 계산해 나오겠죠.
누구나 본인의 기준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 (송상우님도 '인구10만의 도시'를 예로 드셨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나름 치과계와는 중립적인 거리를 둘 수 있는 보건사회연구소(보사연)의 용역결과를 인용한 것입니다.

예측의 문제는 가정과 계산식에 따라 원하는 입맛에 맞게 결과를 낼 수 있지만,
비교적 객관성을 띨 수 있는 기관에서의 결과가 그러하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저도, 송상우님도 정확하게 잘 모르는 분야(저도 공급과잉이니 하는 부분에 대한 계산과정도 정확하게 모르기에)에 대해서는 실제 사례나(개별적인 사례가 아니라, 국가적인 사례)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는 기관의 연구결과나 그 결과가 나온 레포트를 읽어본 후 서로 이야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의 토론은 탁상공론만 오가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의사공급의 부족의 근거로 제시하신
"의대를 들어가려는 '경쟁'이 심하므로 의사공급은 부족하다"는 것은
의대 입시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이지
의사수의 공급이 부족하다는 근거는 될 수가 없겠죠..)

(그리고 옛날의 의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수요가 과다한 경우 문제는 당연히 있습니다.
옛날 의사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때의 문제점은 당연히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때 의료의 질이 낮다는 말을 하는 것은 근거 없는 오해라고 하고 싶습니다.
20~30년 전 세상과 지금 세상이 엄청나게 발전했고 의술 또한 엄청나게 발전했으며
우리나라 경제수준도 올라갔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세상이 변했습니다.'

옛날 의사 공급부족으로 인해 접근성이 떨어졌던 것과, 세상이 발전하여 의료의 질이 올라갔다는 점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옛날 의료의 질이 '의사의 공급부족으로 인해' 떨어진다는 점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2. 의사의 공급과잉 시 문제

현재 치과계에서는 의사의 입장에서 정말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과잉진료'는 환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에 가장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라미네이트'라는 열풍이 강남에서 약 5~6년 전에 불어 닥쳤습니다.
그런 부분이 이제 '양악수술'이라는 곳까지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의료상품'들이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개인적 니즈'의 문제입니다.
이런 '의료상품들'을 다른 재화의 예를 들자면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를 일깨운 '획기적'이고 '참신한' 상품으로 생각되겠죠.

하지만, 이런 열풍이 몇 년이 지나고 어떤 문제들을 일으키게 될지는

사실 그런 치료를 하고 있는 의사조차 모릅니다.

일반 재화/용역과 달리 의료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였을 때 그 결과가 '소비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실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의료인의 양심도 중요하겠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과도한 진료'를 막기 위해 의사의 경제적인 '기득권'을 지켜주는 방식이나, 공공의료를 도입하여
'과잉진료'의 문제를 (즉, 의료의 지나친 이윤추구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가급적 꼭 필요한 치료만 하게 만드는 거죠.

(조금 더 냉정하게 말하면 소위 '자본주의' 시장에 의료'시장'을 둔 상태에서
의사에게 '이윤'이외의 것까지 요구한다는 건 너무도 큰 모순일 수도 있죠.
의료는 '공공성'을 확보하든지
의사에게 '아주 큰 경제적 이득'을 주어야지
의사들이 이윤이 아닌 '윤리적'인 점을 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생리적 니즈'가 충족되어야
그보다 높은 니즈가 생기는 건 인간이 '동물'인 부분으로 인해 너무도 기본적인 것이겠죠)

굉장히 나이브한 생각 중 하나가
의사수가 많아지면 환자와 대화시간이 길어지고 여유 있는 진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입니다.

모든 곳에서 2:8의 법칙이 성립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2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지금처럼 혹은 지금보다 더 바쁘게 환자를 보게 될 것이고
대부분의 8은 생존을 위해 더한 경제적인 압박을 받게 되며
그로 인해 더 불필요한 진료를 시행해야 하는 유인이 커지게 되고
생존이 어려운 분과로는 의사들이 아예 진출을 하지 않게 되는 게
현재 우리나라 의료계의 문제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애들 데리고 소아과를 가보면, 잘된다는 곳은 오히려 소신진료가 가능하고
개원초라든지의 상태로 환자가 많지 않은 곳은 오히려 과잉진료가 더 이뤄지고 있습니다.
환자가 많지 않은 곳에서는 환자가 기본적으로 '이곳은 문제 있는 곳 아닌가?'라는 판단을 하기 쉽고
그런 것을 의사도 의식하기 때문에 소신보다 과다한 진료를 하는 거죠.
치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가급적 불필요한 충치치료를 하지 않으려 하지만
다른 곳에 다녀온 환자 중 일부는 다른 부분은 치료 안 해도 되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분도 계십니다.)


3. 프랜차이즈 치과, 영리법인의 문제
의료가 왜 돈에 얽매이면 안 될까에 대한 제 생각은 2번 항목에서 많이 기술하였습니다.
프랜차이즈 치과가 술식이나 재료의 '표준화'와, 대량구매, 여러 경영기법 등을 통해
보다  표준화되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치과의 실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보다 약 30년 선배님과 최근 나눈 대화에서
국내 최대의 네트워크 치과인 Y네트워크가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의료'보다 '경영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서 발생된
디시전 과정의 여러 패착들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본문에서 밝혔듯이 우리나라의 현재 의료 시스템(건강보험 하의 시장 주의적 의료체계)에서
의사는 '의학적' 판단과 '경영적' 판단을 동시에 해야만 합니다.
이 두 가지는 상당히 많은 부분은 한 방향으로 가지만
결정적인 몇몇 부분에서 아예 다른 판단을 해야만 합니다.

많은 경우에 환자에게 득이 되게 하려면 '최소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영적인 점을 고려하게 되면 이런 판단은 뒤로 갈수밖에 없습니다.
비슷한 득이 있는 치료를 선택할 때 가급적 고가의 치료를 권하게 됩니다.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라면, 소비자 스스로에 의해 위의 선택들이 여러 가지로 합리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득/실에 대해 스스로도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죠.
하지만, 의료의 경우 치료의 필요성이나, 치료방법에 대한 취사선택을 '소비자'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프랜차이즈 치과, 그리고 현재 국회에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영리법인은 이런 점에서 심각한 문제들을 일으키리라 생각합니다.
의료가 '환자의 치료'라는 패러다임에서 '돈벌이의 수단'으로 급격히 이동할 것이며
이런 이동은 일반인들의 사고 자체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과잉진료에 대한 의료산업인들의 정당화와 이로 인한 '과잉진료'가 '정상적' 진료가 돼 버리는 상황)

4. 정리하면서..
저도 의료와 경영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기본적인 견해는 위와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써 의료의 정책적 방향성 자체는 의사들 사이에서는 급진적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해서 의사들이 '경영적' 판단 없이 '의학적' 판단만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거죠.
그로 인한 실은, 어쩔 수 없겠지만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와 같이 진료를 받고 싶어도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것이겠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는 유럽과 미국의 절충안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무리하게 자본의 논리로 접근하지도 않지만
경제력이 아주 떨어지지 않는다면 의사 진료에 대한 문턱도 낮고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죠.

어차피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와 시장주의로 세상과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의료에 대한 정책적 판단, 개별 의사들의 판단에서 '경영'과 '의료 본연'이라는 두 축이 함께 고려될 수밖에 없고
국가는 '경영'적인 부분으로 너무 치우쳐지지 않게 정책적으로 잘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의사 개개인의 '미시적'인 의사결정을 결정하는 것이 국가라는 '거시적'인 틀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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