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를 여행하면서 시골의사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들 중에서는 쿠바에서 의과대학 교육을 받았다는 의사들이 유난히 인상 깊게 다가왔다. 당시에는 그들이 어떻게 파라과이의 오지에서 일하게 되었는지를 자세하게 물어볼 여유를 갖지 못했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서 찾아 본 바 파라과이의 시골에서 의사생활을 하게 된 사연을 다음과 같은 사실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맨발의 의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쿠바의 라틴아메리카 의과대학(Escuela Latinoamericana de Medicina, ELAM)은 1998년 설립되었다. 쿠바는 중남미의 허리케인, 지진 지역에 많은 쿠바 의사들을 파견했지만 이들이 다시 쿠바로 돌아올 경우에는 그 지역의 의료문제가 여전히 남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따라서 쿠바에 국제적인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중남미 여러 나라에서 학생들을 불러들여 의사로 양성 한 후 돌려보내 고국의 의사로 활동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이 의과대학은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외곽에 위치한 "그란마" 해군기지 건물을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교수가 500명, 직원은 1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1999년 니카라과, 과테말라, 아이티 등의 학생이 처음으로 입학한 후 매년 1,500여명의 학생들이 입학을 하고 있다.  2007년에 1,500명이 처음으로 졸업을 하였고, 각각의 나라로 돌아가 의사로 활동 중이다. 현재 이 학교에서는 중남미 19개국과 아프리카 4개국, 미국 등 28개국에서 온 10,000명 정도가 공부를 하고 있고, 연대성 원칙에 의거하여 학비와 생활비 등은 전액 쿠바정부가 부담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는 작지만 100페소 가량의 용돈도 지급을 하고, 4,000여명이 기숙사에서 무료로 숙식을 제공받고 있다.

입학기준은 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25세 미만의 학생으로 각 나라 교육부에서 발행하는 학적증명서(또는 성적증명서)를 쿠바대사관에서 공증을 거쳐 제출해야 한다. 그 외 출생증명서, 건강증명서, 에이즈증명서, 임신증명서, 범죄사실 증명서 등도 제출해야 한다. 1년에 1,500명을 모집하는데 쿠바와 연대하고 있는 각국 정부, NGO, 진보정당 등과 소통하여 입학절차 등에 대해 소개하고, 추천을 받고 있다. 별도의 입학시험은 없으며 입학을 원하는 사람은 쿠바로 입국해서 준비학기(1학기) 과정을 밟는다.


외국인의 경우 6개월간의 스페인어 코스가 있다. 전체적으로 준비기간 포함하여 6년 반의 교육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처음 2년 동안은 학교수업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기초의학을 공부한다. 그리고 4년간의 임상교육으로 쿠바의 다른 의과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병원에 직접 나가 실습교육을 받는다.

6학년이 되면 쿠바의 보건부에서 실시하는 국가시험을 볼 수 있으며 떨어질 경우 3~4개월 후 재시험을 치를 수 있다. 합격하면 일반의 자격을 받으며, 쿠바나 남미, 또는 본국으로 돌아가 일을 할 수 있으며, 원한다면 3년의 전문의 과정을 밟을 수 있다.  

쿠바의 의사교육은 최저계층, 빈민지역 의료 활동의 사명을 부여하고 있는데 유학생이 귀국 한 이후에서 반드시 빈민지역 의료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쿠바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실습하면서 의사로서의 양심과 도덕을 배운다고 한다.

[참조]
낡은질(y2kburg)
의과대학생 소속 국가의 국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