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산 전망대를 내려와 주차장에서 차를 빼면서 영도 가는 길을 챙겨 길을 나섰습니다. 수학여행 때 위로 열리는 영도다리를 신기해하던 이야기를 하면서 다리를 건넜는데, 그때 영도에 있는 커다란 공장을 견학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영도를 건너 태종대로 향하다 보니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한진중공업 앞길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회사 담벼락에는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하여 한진중공업의 직원 모두가 지혜를 모으겠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습니다.

그동안 트윗을 통하여 여론을 불러 모아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지원하시는 분들이 영도로 내려가 뜻을 보였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만, 반면에 영도주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는 기사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한편으로는 한진중공업의 노사 간에는 합의가 도출되었다고 하는데, 크레인에서 농성하고 계신 분은 내려오지 않고 있다고 해서 영문을 잘 모르겠습니다.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자원하여 내려가시는 분들의 비장한 각오를 보면 마친 중세유럽에 열풍처럼 불었던 십자군전쟁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동안 우리들은 십자군전쟁이 역사적으로 정의로운 전쟁이었다는 유럽의 시각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막상 중동아시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의 침략전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태종대로 올라가는 코끼리열차를 타려는 기다란 줄 끝에 서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태종대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태풍 망온이 가까워지면서 바다는 온통 흐리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 전망대 바로 앞에 있는 주전자섬만 또렷하고 보일 뿐, 대마도는 아예 파도 속에 숨어버렸는지 그림자도 가늠할 수 없습니다.

태종대 전망대에서는 자살바위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옛날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바다에 몸을 던져 한 많은 삶을 마무리했다고 하는데, 그런 사연이 전해지면서 더욱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은 이곳에서 있었던 사연을 세상에 알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망대 앞에는 모자상을 세워 삶을 끝내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모자상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습니다. “모자상은 세상을 비관하여 전망대에서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진한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여 삶의 안식과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1976년에 설치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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