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2.0 컨퍼런스가 4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올해는 지금까지 행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참가자가 1500명, 후원 기업이 150개에 이릅니다. 초창기 뜻 맞는 블로거들이 시작한 것에 비하면 굉장히 급성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Health 2.0이 Healthcare IT를 활용한 보건 의료 분야의 혁신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보니 IT 기업들의 발표가 눈에 띕니다. 개념적인 이야기가 아닌 상용화된 서비스를 위주로 발표가 이어진다는 것도 다른 학술 대회와는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다분히 '상업적인 컨퍼런스다'는 지적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월요일 첫 날에 주목할 것은 'User Generated Health'입니다. 소비자가 주도하는 건강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 환자 단체나 커뮤니티들이 단순하게 공간과 장소를 제공하고 정서적 지지를 하던 것에서 한걸음 더 나간 모델입니다. 이미 잘 알려진 Patient Like Me가 'User Generated Health'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오늘 보니 굉장히 많은 회사들이 특정 질환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의료 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형태입니다. 카페 형태의 환자단체에서 환자 정보를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양상입니다. 이런 움직임은 Health 2.0에서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정보화된 환자, 힘을 가지게 되는 환자와 맞닿는 이야깁니다.

또 다른 축은 의료 공급자(의사, 병원)를 위한 EHR입니다. 전자차트 이야기가 뭐가 새로울 것이 있겠습니까만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Cloud 기반의 EHR이 단연 화제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기업은 Practice fusion입니다. 현재 10만 의사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웹 기반의 전자차트입니다. 서비스 내용은 아주 간단해서 클라우드에 환자 정보를 저장하고 의사는 브라우저를 통해 EHR(EMR)을 운영하게 됩니다. Practice fusion을 이용하는 의사들간 환자 의뢰는 아주 간단하고, 다른 EHR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자동으로 환자 정보를 정리해서 Fax나 이메일로 전해줍니다. MEDICOMP에서도 Quippe라는 새로운 EHR개발 도구를 발표했습니다. 이 역시 web based EMR입니다.

이렇게 EHR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불고 있는 것은 EHR사용으로 진료 효용성이나 환자 안전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원론적인 이유도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발의한 HITECH법안이 EHR 사용시 병원과 의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시적 인센티브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어야하기 때문에 모든 병원, 의사들은 EHR을 반드시 사용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그런 가운데 Web, Cloud기반의 EHR은 무료라는 장점을 내세워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클리닉 의사들은 고비용의 제품보다는 무료 제품을 선호할 수 밖에 없겠죠. 무료로 제공하는 EHR회사들은 제약사 광고와 de-identification한 환자 정보를 마케팅 및 연구용으로 재 판매하는 것으로 수익을 낸다고 합니다.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만, 모두가 실현 가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Health 2.0에 참석한 한 벤처케피탈 관계자는 '보건 의료 분야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실험적 사업모델도 많아 보인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일반 사용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새로운 벤처에 믿고 맡길 수 있는가? 또 개인의 감정 상태나 의학정 정보를 맡기는 위험과 수고를 기꺼이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의료 공급자가 변화한다면 이런 문제는 상당수 해결될 수 있기에 health 2.0 혁신이 가능하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좀 더 둘러봐야겠습니다만, 적어도 미국에서는 의료 서비스의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동기 및 분위기가 충만한 느낌입니다. 다른 국가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까요? Health 2.0 유럽, Health 2.0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Heatlh 2.0 컨퍼런스가 개최된다고 하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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