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위선은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적어도 무엇이 선한 일인지는 알고 있거든.  하지만 '위악'은 나빠.  그건 자기기만이야...자기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면서 온갖 나쁜 짓을 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은 선한 존재라고 생각하거든.  자긴 희생자라고, 그러면서 악행이 정당화되는 거지.'


내가 책을 고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평가를 보고 고르거나, 혹은 순전히 나의 취향을 고려해서 고른다.  난 전자를 주로 사용하지만, 순전히 나의 취향을 고려하는 방법을 더 즐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생순)은 그렇게 서점에서 30분 동안을 땀 흘리며, 골라 읽었다.  

이렇게 고른 책은 전자보다 빠르게 읽히는 것 같다.  이틀 만에 독파해버렸다...

 
가장 깊이 와 닿은 구절 하나 소개해 본다.(정확하진 않다...내 기억 속의 구절은 이렇다.)

'난 위선은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적어도 무엇이 선한 일인지는 알고 있거든.  하지만 '위악'은 나빠.  그건 자기기만이야...자기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면서 온갖 나쁜 짓을 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은 선한 존재라고 생각하거든.  자긴 희생자라고, 그러면서 악행이 정당화되는 거지.'

위악이라는 개념, 그러고 보니 내 주위에도 그런 친구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친구는 어떤 일을 할 때 피해의식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려고 하지 않으며, 그와 일을 할 때면 주위 사람들이 어 느정도 희생을 감내하곤 했다.  나중에 보면 미안해하긴 하더라.  말은 안 해도 표정을 보면 다 안다.  문제는 뭐냐면,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속으론 '왜 세상은 날 안 도와주는 걸까? 난 왜 불행한 걸까?'  잘되면 제 탓, 안되면 남 탓...가슴 한구석이 뒤틀린 것이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또 하나 더,

진정 이타적이라는 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면서 타인을 더 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난 종교인이 아니지만, 그 정도면 '성인'의 수준이 아닐까 생각했다...진정으로 자기보다 다른 사람을 위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축복받은 가시밭길을 걸어가고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성인수준에 다다르지 못한 경우라면, 선을 베풀려면 우선 자신이 잘살고 보아야 한다.  내가 배고픈데 남이 배고픈 것이 눈에 들어오겠는가.  내가 아직 부족한지는 모르겠지만, 위선이라도 베풀고 살려면 우선 자기가 잘살고 볼 일이다.  그게 현실 아닐까. 내 자식이 굶는데 다른 자식 얼굴이 눈에 들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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