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로 쓰러진 사람들>

최근 방영되고 있는 MBC 의학드라마 '닥터진'에서 나온 괴질, 콜레라. 여러분은 콜레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그냥 여름철에 발생이 증가하는 질병, 위생의 관리만 잘하면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질병 등으로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의학이 발달한 지금에 와서는 어지간하면 다 낫는 병으로 취급받고 있지만,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병에 걸리면 생사를 헤맸습니다.

과거 조선시대에는 '호열자'라 불렸고(TBS원작 드라마에선 '코로리'), 걸린 사람은 심한 설사와 구토로 결국엔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현대 의학의 수액요법으로 인해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여줬기에 그 수액 이름은 누구나 다 아는 일반명사화 됐습니다. 바로, '링거'이지요.

콜레라로 다 죽어가던 사람이 이 '링거' 액을 맞고 살아났기에 그 기적과 같은 효능에 널리 알려지게 된 링거액. 학교 다닐 때 이 링거액이 다름 아닌 Ringer's lactated solution이라는 사실을 알고 조금 허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 특수한 수액이 아닌 그저 많고 많은 수액 의 한 종류였거든요.

이제 콜레라(와 TBS원작드라마 JIN)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콜레라의 정확한 명칭은 비브리오 콜레라(Vibrio cholera)입니다. 비브리오는 속명, 콜레라가 종명인데 비브리오속에 속하는 세균들로는 패혈증비브리오균(Vibrio vulnificus), 장염비브리오균(Vibrio parahaemolyticus), 콜레라균(Vibrio cholerae) 등이 있습니다. 하나같이 사람에게 유해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이지요. 여름철에 회 먹고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로 심심치 않게 나오는 패혈증이 바로 패혈증비브리오입니다.

콜레라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면, 필리포 파씨니가 1854년에 콜레라 환자의 대변에서 이 균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하고 Vibrio cholerae로 명명했으며, 1883년에 로버트 코흐가 최초로 콜레라균의 분리에 성공했습니다.

콜레라균은 18~37℃ 사이에서 잘 자라며, 잠복기는 2~3일(최대 5일)입니다. 잠복기가 아무리 길어도 5일을 넘지 않으므로 검역기간을 5일로 삼습니다. 즉, 감염 유무는 모르더라도 일단 5일이 지나도 괜찮으면 안 걸린 것으로 판정.

전파 및 예방법은 지금은 상식이 돼 버려서 누구나 알지만, 과거에는 전혀 몰랐기에 무서운 괴질이었습니다. 콜레라균의 전파는 환자의 대변이나 토물에 오염된 식수나 음식으로 전파됩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이 환자들을 격리하고, 토사물과 배설물은 따로 관리, 환자가 입었던 옷 등도 불에 태우는 등 소독 처리합니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에 대한 수액치료가 중심이 되고, 설사기간이나 균배출 기간의 단축을 위해서 항생제 치료를 같이 하기도 합니다. 항생제나 특별한 약이 주 치료가 아니라 수액치료가 중점이라는 것이 드라마에 적합한(?) 질병이라서 나온 것 같습니다.

ORS(Oral Rehydration Salts) 용액이라고 탈수나 설사환자에서 치료의 기본이 되는 수액이 있습니다. 그 구성을 살펴보면
 
   30 ml (6 level tsp) of sugar
   2.5 ml (1/2 level tsp) of salt, dissolved into
   1 liter (4.25 Cups) of clean water

로 만듭니다. 이 경구용 보충 수액으로 심한 탈수상태나 설사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키는데, 단점으로는 K(potassium, 칼륨, 포타슘)은 포함돼 있지 않아서 장기간 복용해야 할 경우 저칼륨혈증이 올 수 있어서 위의 수액에 125ml 의 오렌지 주스나 갈아 넣은 바나나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요즈음에는 만들기 귀찮고 번거롭기에 시판되는 스포츠음료인 게OOO, 포카리OOO 등도 간편하게 이용하기에 좋습니다.

실제 원작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코로리'를 모른다고 발뺌하다가 여주인공 타치나바 미야나가 사키의 질책을 받고서야 비로소 능력을 발휘해 치료에 나서는 것으로 나옵니다.

사실, 콜레라의 치료로 여러 사람들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행위가 역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는 주인공의 고뇌도 중요한데 말이죠.

아무튼, 원작에서는 2화에 표현된 콜레라의 대유행이 MBC 드라마에서는 4화, 5화에 나오게 됐네요. 원작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을 듯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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