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증가하는 실업률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2007년 말에 비해 현재 미국의 일자리는 무려 630만 개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경제위기 탓이라고 하고 싶지만, 문제는 현재 미국의 경기는 상당히 회복되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경제위기 이전보다 경제적인 산출량은 더 늘어났다고 한다. 다시 말해 630만 개의 일자리가 줄었지만, 이들이 없이도 과거보다 잘 굴러간다는 뜻이다. 이런 경향은 경제위기 이전의 통계를 보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미국의 실업통계를 보면 2007년 5월 4.4% 였던 것이 2009년 10월 10.1%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그 이전인 2000년부터 2007년까지의 경향을 보아도 GDP와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1960년 이후 어떤 시기 보다도 빠르게 증가했음에도, 실업률은 전혀 감소하고 있지 않았다.
 
이는 결국 구조적으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일자리 감소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종류의 원인이 지목되고 있다. 일단 과거에 미국 내에서 존재하던 일자리의 상당 수가 아웃소싱이 되어 국외로 이전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IT의 발달로 자동화가 일어나고, 외국에 생산현장이 있더라도 과거보다 훨씬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는 똑똑한 컴퓨터나 정교한 로봇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일자리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최근에는 금융서비스와 관련한 일자리의 상당 수가 자동화와 컴퓨터 프로그램 등의 영향으로 줄어들 고 있는데, 이와 같이 기술의 발전에 따라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져서 줄어들기 시작하는 일자리의 경우 그 경향성을 되돌린다는 것은 사실 상 불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20세기 초반 50% 인구가 종사했던 농업에 현재는 3%도 안되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지만, 그 때보다 농업생산량이나 다양성이 줄어드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1970년 제조업 종사자는 25%에 달했지만, 현재는 10%가 되지 않는다. 이런 결과의 일부는 해외로 아웃소싱된 결과에 의한 것이지만, 상당 수는 자동화에 의한 것이다.
 
이런 모든 변화의 징조는 결국 포스트-산업경제(Post-Industrial Economy)의 도래를 예측하게 만든다. 미래의 직업과 관련한 훌륭한 조사 리포트를 발표한 MIT의 데이빗 오토(David Autor)에 따르면 중간수준의 인지적인 기술로 수행하는 직업이나 생산과 관련한 직업들은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가 비교적 명확하기에 소프트웨어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고, 컴퓨터에 의한 신뢰성이 보장되기에 지속적으로 사라질 것이라 예측했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직업들이 미래에 주류가 될까?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공감하고,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기술들을 요구하는 직업들이다. 그 다음으로 창의성과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종합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모호한 상황에서의 과단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들도 인간들의 몫이다. 이런 종류의 기술들은 컴퓨터나 로봇들이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미래의 일자리는 높은 수준의 인지적인 능력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식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적인 소통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문호를 열어줄 것이다.
 
이런 능력은 어떤 능력들인가? 컴퓨터와 로봇들은 아이러니 같지만, 우리들에게 가장 인간적인 능력을 갖추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어떤 것들이 가장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사색하고, 꿈꾸고, 학습하고, 소통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의 아이들에게 미래를 대비하라고 교육을 시킨다면 결국 무엇보다 가장 인간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다양한 경험과 공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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