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
한때는 테리우스! 평범하지 않은 필명. 지금도 테리우스라고 할까 하다가 욕먹을까 봐 참은 거라고 하시는 유머감각 넘치시는 김성주 (건양대학교 김안과병원)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이미 [인물 블로고스피어] 김안과병원 원장 김성주 - 세계일보를 통해 인터뷰 소개가 있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 잘 아시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한국 블로그 산업협회에서 주관한 2008비즈니스 블로그 서밋에서 김안과 병원의 공식 팀블로그인 옆집 eye의 사례 발표를 하시기도 하셨죠. 유모감각도 넘치시고, 상당히 의욕적이시며 병원 내에 다양한 행사 이벤트로 원내에 화제를 계속해 만드시는 센스있으신 원장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옆집 eye는 분명 마케팅을 위한 블로그이긴 한데, 흔한 병원 홍보용 블로그와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김안과의 여러 교수님과 직원들이 직접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일 겁니다. 그렇게 포스팅하는 내용들도 병원 홍보와는 관계 없는 글들이 많지요. 과거의 병원 마케팅 블로그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직접 만나 뵙고 지난 7개월간의 블로그 운영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혹 오해하실 분이 있을까 말씀드리면, 테리님께서는 제가 근무하던 병원의 교수님으로 계셨고 닥블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사이입니다. 편안하게 말씀신 것을 글로 옮길 때 독자분들을 위해 존칭으로 바꿔야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을 했습니다만, 나눈 대화 그대로 그냥 보여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대화 그대로의 형식을 유지했습니다.


양깡 :
기업 블로그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던데, 우선 성공을 축하 드립니다.

한때는 테리우스(이하 테리) : 글세.. 남들이 그렇게 이야기는 하던데, 난 잘 모르겠어.

양깡 :
과거 어머니, 아버지 세대에서는 안과 질환 하면 김안과를 떠올렸지만, 지금 젊은 세대에서는 큰 병은 대학병원 안과를 가거나, 라식등은 유명한 개인 병원을 가잖아요. 젊은 세대들에게 김안과의 이미지를 새롭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테리 : 그런 면에서는 블로그를 하고 있으니까. 특히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양깡 : 대기업에서도 블로그 마케팅하면 고개를 아직 갸우뚱하는 곳도 많습니다. 사실 자문을 구하고 기술 지원받고 하면 그 비용도 적은 돈은 아니죠. 게다가 보이지 않는 내부의 고급 인력을 투입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상당히 부담스럽고 게다가 그 효과가 단기적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블로그 마케팅 업계에서도 이 것을 설득하기 위해 꽤 애를 먹는다고 알고 있는데, 원장님께서는 선뜻 하시겠다고 결정하셨다면서요?

테리 : 그런거지뭐, 언젠가는 결과가 나오겠지란 생각이었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양깡 : 성급한 질문입니다만, 환자가 늘었나요?

테리 : 아니. 엄청나게 줄고 있지, 하하 (같이 웃음)

양깡 : 나중에 원장님의 실패한 업적으로 꼽히는 것 아니에요?

테리 : 정말 그럴지도 몰라. 걱정이야 하하. 하지만 이 블로글 통해서 보이지 않고 지금 당장 평가할 수 없는 것들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해. 병원 내부의 소통도 늘었고, 또 김안과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환자와 의사 사이의 소통도 늘었고. 김안과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알리고 또 지향하는 바에 대해 내부 직원들에게도 알리고.

양깡 : 블로그 하는 직원분들께 별도의 혜택을 주시는지요?

테리 : 순수 봉사차원에서 자원자를 받아 하고 있는 것이라 따로 해준 건 없지. 포스팅도 자발적으로 하기 때문에 일부 카테고리는 업데이트가 안되고 있기도 하고. 그래도 앞으로 계속 자발적 참여로 운영할 계획이야. 관심 있는 사람이 해야 스스로도 재미를 느끼면서 할 수 있으니까. 이 블로그 운영하면서 느낀 건데, 우리 병원 식구들이 정말 착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자기 일처럼 열심히하고.

양깡 : 제가 운영하는 헬스로그도 팀블로그인데 사실 팀원이 20명 정도되는데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은 몇 명이죠.

테리 : 처음에는 재미있게 시작하더라도, 하다보면 식상하거나 적성에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럴 때엔 (필자를) 바꿔주는게 운영자로써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하기 싫거나 하기 힘든데 부담으로 느낄 수 있잖아. 이번 기회에 카테고리도 정리할까 생각하고 있어. 아직 구체적으로 세운 계획은 아니지만 원내 직원 중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2기 블로거를 모을 계획을 가지고 있어. 독자들도 신선한 것을 원하니까.

양깡 : 블로그 전문가 다 되셨네요. 트랙백하고 RSS를 아시나요?

테리 : 이젠 알아. 하하. 이거 쉬운 줄 알았는데 배울게 많더라고. 글쓰는 것을 원래 좋아하긴 했는데, 블로그에서 편하게 볼 수 있게 쓰는 글, 친근감 있게 쓴 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러다 보니 좀 웃긴 이미지를 주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하하.




구병원(좌) 새로 신축한 망막병원(우) 및  내부. 기억에 용이하도록 층마다 테마 색을 따로 설정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양깡 :
저에게 블로그 마케팅에 대해 문의하시는 선배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 보면 병의원에서 블로그 마케팅이 과연 수지 타산이 맞는가란 생각이 듭니다. 우선 시간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잖아요. 진료와 병행하기도 힘들고, 기술적으로 배워야 할 것들도 많습니다. 기술적 지원이나 마케팅 기술에 대해 자문을 받는 것도 사실 기존 홍보에 비해 적은 돈도 아니고요.

테리 : 시간이 정말 많이 들어가지. 내가 원장이고 시작한 책임이 있으니까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기도 하지만. 시간은 정말 많이 들어가지. 그래도 상업적인 느낌만 나는 블로그와는 다르잖아. 딱히 우리 병원을 홍보하는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개의 문제지만, 의사 특히 안과 의사에 대해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안과 질환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양깡 : 옆집eye를 보면 김안과 병원의 공식 블로그지만 상당히 홍보에는 별 관심이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간접적으로는 홍보가 되겠지만요.

테리 : 하하. 안 그래도 우리 필진들에게 꼭 이야기해. 질병 상담은 블로그를 통해서 따로 해드리지 말고, 우리 병원 오란 이야기도 하지 말라고. 우린 은은하게 가려고 해. 독자들과 호흡만 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양깡 :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마케팅이지만 언젠가는 평가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시기를 언제로 잡고 있으신가요?

테리 : 한 2년 까지는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할 계획이야. 그 때엔 블로그가 아닌 다른 플랫폼이 인기를 끌지도 모르지. 예전에 미니홈피가 대세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말이야. 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좋아하거든. 하하

양깡 : 블로그라는 것이 소통의 증대를 가져오는데 자칫 잘못하다가는 마케팅의 긍정적 효과는커녕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와 외부 모든 측면에서 위기가 올 수 있기도 한데요.

테리 : 솔직하게 쓰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 그러고 있고. 따로 마케팅이란 생각을 지금은 안하고 있거든. 내가 쓴 글 중에는 의사로써 의사를 대변하는 글이 많아. 생각해보면 오버로 보일 수 있지만.. 의사로써, '의사가 돈만 밝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써보기도 하고. 욕먹기도 하고.

양깡 : 아애 홍보성 글로 도배해주는 병원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과, 솔직한 이야기를 담는 블로그. 사실 극과 극인데요. 운영하기는 차라리 전자가 속 편하잖아요.

테리 : 진실성이 담기지 않으면 그 블로그는 죽은 것이나 다름 없지. 솔직한 이야기와 적절한 정보가 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양깡 : 솔직하게 썼다가 혹시 이슈가 된 포스팅이 있나요?

테리 : 의사에게 잘 보이기란 포스팅은 완전히 난리가 났었지. 그 글을 써놓고 캄보디아 봉사를 갔거든. 갔다 와보니 난리가 났더라고. 하지만, 의사로써 느낀 점을 솔직히 썼던 것이거든. 많은 의사들이 생각하고 있지만 이야기 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당연히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 쓴 것은 아니였지. 나도 사람이니까 느낀 점을 쓴 것이었는데, 걷잡을 수 없이 큰 이슈가 되었지. 악플이 대부분이였고. 하지만 그런 것도 좋다고 봐. 욕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또 그럴 수 있겠구나 라고 느꼈다는 분들도 한 1/3있었거든. 진실성을 가지고 글 쓰다 보면 통할 거란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지 하하.

양깡 : 얼마 전 안과의 미백수술에 대한 포스팅을 보면서 사실 놀랬습니다.

테리 : 그 역시도 내가 생각하고 있는 솔직한 생각을 쓴 것이야. 블로그에 솔직한 내 생각을 담고 싶은 거지.

양깡 : 기업 블로그, 마케팅 블로그라고 하면 그 글은 부적합한 것 아니었는지요?

테리 : 아는 사람들이 다 그러더라고. 누가 이야기를 하긴 해야 할 일이지만, 왜 그게 하필 너였냐고. 굳이 그럴 필요 있었냐고. 사실, 하다 보니까 마케팅이란 건 머릿속에서 지워졌어. 그냥 블로깅을 하게 되더라고. 기업 블로그로 분류가 되 있지만, 사실 옆집 eye가 기업 블로그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 지금은 마케팅이 아니라 취미가 돼버렸어. 하면서 재미있고, 기분도 좋고.

양깡 : 원장님이 오시고 나서 김안과의 변화, 블로그가 생긴 것 외에 또 어떤 것이 있나요?

테리 : 블로그를 만들기 전에 우선 김안과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부족해서, 사내망과 이메일을 만드는 일을 했어. 4-50년 된 병원이 조금씩 커져 지금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게 큰 규모가 되었는데 내부의 소통 방식은 과거 방식과 동일했던 것이지. 그러다 보니 자발적인 아이디어 보다는 알아서 해주겠지란 생각이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 또 팀제도로 바꾸기도 했고.




망박병원의 회의실. 나중에 닥블 세미나 하면 빌려주시기로 구두 약속하셨음을 기록에 남깁니다. 나중에 딴 말씀 하시기 없깁니다. ^^


마케팅이란 생각은 머릿속에서 없어졌다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이미 블로그 자체의 재미에 빠지신 것 같습니다. 간단한 질문을 마치고 병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지난 6월에 새로 오픈한 망막병원의 층간의 색 테마는 몇 층에 왔었는지 잊기 쉬운 환자를 위한 상당한 배려가 엿보였습니다. 단독 병원이지만 그 규모가 대학병원의 안센터이기에 직접 찾아오는 환자보다 1차진료를 받은 환자들의 전원이 더 많습니다. 아~ 건양대학교의 부속 김안과병원이니 실제로 대학병원의 안센터네요.

또 다른 고객이 1차 진료한 안과병원, 안과의사라고 할 정도인데요, 과거와 달리 전원하고 나서 전원한 병원에 빠르게 환자 상태를 통보해주고 치료가 연계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합니다. 여타 병원에서도 하고 있지만, 그 내용등에 있어 상세함에 차별을 둔다고 하네요. 때문에 전원기관간의 신뢰도 상당히 높을 것 같습니다. 365일 24시간 안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하는 것 역시 개원 이후 계속 지켜지고 있는 원칙입니다. 옆집eye에서 홍보를 안하기에 이자리를 빌어 제가 대신 홍보를... ^^;

김안과 병원은 과거 50년뿐 아니라 앞으로의 50년에서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소통을 중요시 하시는 원장님이 계시니 말이죠. 앞으로도 블로고 스피어에 다양한 의학 정보 제공뿐 아니라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 개선에도 계속 앞장서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오프라인을 통한 봉사활동도 계속해 주시고요. 옆집 eye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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