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비중격의 기형은 코막힘을 유발하고, 후각기능을 감소시키며 두통을 유발하기도 하여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러한 비중격의 기형을 교정하는 수술을 "비중격성형술" 혹은 "비중격교정술"이라고 한다. 혹자는 비중격성형술이라고 하니 성형수술의 일종이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비중격을 성형하는 수술이며 영어로는 "septoplasty"라고 한다. septum(비중격)과 plasty(성형술)이 합쳐진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성형수술=미용수술=성형외과에서 하는 수술"이다. 인체 각 부분에서 성형수술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각 부분을 담당하는 과, 예를 들어 이비인후과, 안과, 비뇨기과, 외과 등에서 그 부분에 대한 성형수술이 치료목적이든 미용목적이든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비중격의 기형은 위에서 언급한 코의 기능에만 문제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심한 비중격의 기형은 외비의 기형과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며 특히 과거에 본인이 알게 혹은 모르게 코에 외상을 입은 경우에 흔히 발견된다. 이러한 경우 비중격의 수술은 외비의 기형을 교정하는 외비성형술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외비의 기형을 같이 교정하여야만 비중격의 기형을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으며 그 반대로 비중격의 기형을 완벽하게 교정하여야만 외비의 기형을 교정할 수가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으며 본인이 코의 모양을 개선하기 원하지 않아도 비중격을 교정하기 위해. 즉 코의 기능개선을 위해서 외비성형술이 같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문제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러한 수술은 꽤 까다로운 수술이며 이비인후과 전문의 중에서도 이 분야를 전공한 경우에야 능숙하게 수술할 수 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보험에서 인정하는 비중격성형술의 수가는 간단한 비중격수술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복잡한 외비성형술이 같이 시행되었을 때는 환자들에게 비보험 수술료가 추가된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이 비중격수술에 불필요한 코성형수술을 권유하고 비싼 성형수술료를 받아 환자들에게 민원을 유발한다는 기사가 신문에 났다. 그 기사에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대부분의 비중격수술에 코성형술이 불필요하다고 한다"라고 하였다. 어떤 전문가의 의견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진실을 호도할 수 있는 모호한 표현이다. 실제로 신문에는 어떤 전문가인지, 누구의 자문을 받았는지를 표시하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일부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이 비중격을 적절히 교정하기 위해 꼭 필요한 코성형의 적응증을 넘어 과도하게 코성형을 권유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사실이며 같은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신문 기사는 센세이셔날해야 한다. 독자들의 주목을 끌어야 한다. 주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기사를 뽑는 것은 이해하지만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된다. 기사가 가지는 책임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다시 비중격으로 돌아가서 한 마디 더 한다면 비중격 수술은 코성형 수술의 하이라이트이다. 비중격 수술을 잘하지 못하면 코성형술을 절대 잘 할 수가 없다. 코성형술에 필요한 재료를 얻기 위해, 비중격의 기형과 관련된 코의 만곡, 기형을 교정하기 위해, 코끝 수술을 위해, 기능성 혹은 재건 코성형술을 위해서도 비중격의 수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 뿐인가? 비중격의 기형은 분류하기도 힘들 정도로 다양하며 성형술의 종류 또한 너무나 다양하여 초보자들도 할 수 있는 수술에서 최고의 난이도를 가진 수술까지 셀 수도 없다. 비중격 수술 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흔히 보며 때로는 정상으로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후유증을 앓기도 한다. 그 만큼 조심해서 접근해야 하는 분야이며 자신이 가진 수술적 능력의 한계를 잘 가늠하여야 하는 분야이다. 의사이든 기자이든 어떠한 분야에서든 이러한 조심스러운 접근은 항상 필요한 것이다. 세상은 만만하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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