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레지던트 이후, 집에서의 생활보다 병원에서의 시간이 더 많았기에, 제 방은 창고화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 책들도 모두 발코니 구석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죠.

그냥 쌓아두고 있다가, 결혼 후 어머니께서 "네 짐 찾아가라."  라고 하시기에 이번 주말에 조금 들고 왔습니다. 만화책들이 많았는데 너무 낡아서 좀 버렸네요. 다른 책들도 상태가 멜롱인데,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버리기 아깝더라고요. 부모님 댁에서 찾아온 제 책들입니다. 옛날 기억이 물씬 나네요. 추억팔이 할 책들 좀 소개해드릴게요.  
 


일단 가볍게 이문열님 시리즈로 스타트를 끊겠습니다. 8-90년대 이문열님의 책 한 권 안 접해본 사람은 없.... 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이문열님을 빼고 그 시대를 말할 수는 없겠죠.

 88년도 판이네요. 벌써 25년전인가요?
 

국기교본. ;;;;;;;;;;; 이게 도대체 어떻게 우리집에 들어온거지.......
86년도 발행입니다. 아마도 아버지께서 들여오신 게 아닌가 싶네요. 부모님댁에 두면 버리실 거 같아서 제가 들고 왔습니다.

 

386 시절, 컴 좀 한다는 사람들은 스스로 조립도 하고 그랬지요. 뭐, 요즘도 그렇지만요. 저도 이때는 도스 좀 만진다는 얘기 들었었는데...... 하도 이것저것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 후로 관심 끊었다죠......
제 수필에 이 이야기도 있는데 보신 분들은 아실테고요... ㅋ

제가 처음 샀던 컴퓨터는 386SX 였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386DX보다도 하위 기종이었죠. 당시 저희집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할 때라서.... 사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죠. 486 사는 사람들은 정말 부자였고요...
그래도 그 덕분에 메모리 관리 등에 관한 지식은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메모리를 관리해주지 않으면 게임이 안 돌아갔거든요 ㅠ_ㅠ

93년도 발행. 당시 15000원이면 꽤 비싼 값이었네요.
웃긴 건, 저 책을 사고 읽으면서도 결국 PC 조립은 못해봤다는 거...;;;;



희대의 히트를 친 시집, 홀로서기입니다. 표지가 왜 이렇냐고요?

얼룩으로 보아하니, 뭔가를 엎질렀던 모양입니다. ㅠ_ㅠ
표지만 멀쩡하면 소장가치가 훨씬 높아졌을텐데......
아쉽군요.



 80-90년대에 홀로서기 적힌 책갈피 하나 끼워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듯 싶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거 다 저작권 침해 아닌가요? ㄷㄷㄷㄷㄷ


1988년도 발행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TV 방영했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정말 인기 많았죠.
특히 나디아의 허리라인에 친구들이 열광했던 기억이..... =ㅅ=;;;;



당시에는 라디오 광고가 대세였습니다. 홍익출판사가 그쪽 마케팅을 잘했던 걸로 기억해요.
천국엔 새가 없다.... 이 소설은 라디오 카피 때문에 세뇌되다시피해서 샀습니다. 왠지 안 사면 안될 것 같았어요 ㅎㅎㅎㅎㅎㅎ

92년도네요.


요건 좀 레어템. 법정스님의 무소유. 법정 스님 책 이제 발행 안한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요?
저는 이 무소유 책을 너무 좋아해서, 다섯권인가 사서 친구들 나눠줬던 기억이 납니다. 제게 남은 건 한 권 뿐이네요.

 제 것은 91년 발행한 건가 봅니다.


이번엔 하이텔 스페셜. 하이텔에서 퇴마록이 뜬 후, 공포소설 붐이 일었었죠.
그 붐을 이어갔던 '어느날 갑자기'와 '피아노맨'
제가 산 건 아닌것 같고, 아마 하이텔에서 선물로 보내줬던 것 같아요.
제가 당시 하이텔 활동 열심히 해서 가끔 이런 거 받기도 했거든요. 피아노맨은 꽤 재밌게 읽었었죠.

요건 좀 레어아이템 아닐런지?
문제는 이 소설을 아시는 분도 적을 것 같다는? ㅠ_ㅠ
하이텔에서 연재됐던 소설입니다. 꽤 인기 많았고요. 출판 성적은 그리 썩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만......
왠지모를 오묘한 느낌의 제목에 낚여 읽기 시작했던 소설인데, 읽다보니 재미있더라고요.


 95년도 발행. 저도 저 시절에 소설 쓴다고 머리 많이 쥐어짰었지요.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원태연님의 시집 ㅎㅎㅎㅎ
특유의 오글거림으로 많은 소녀들의 사랑을 받았었죠. 한때 원태연류 라고 부를만한, 원태연님을 모방한 시집이 많이 나왔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시집을 한 권 썼었고요, 출판사랑 출판 협의까지 갔다가 엎어졌었죠.
지금 다시 읽어보면 너무 조잡하고 낯부끄러운 시라서, 출판 안된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92년도네요.


 정신과의사 출판의 효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김정일님의 책입니다.
뭐 요즘은 정신과 의사 책 내는 건 부업 수준인 거 같아요. 너무 많이들 내셔서... ㅋ

 요건 94년 발행.


마지막으로, 제 멘토가 되었던 책들입니다.
특히 7막 7장을 읽으면서,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부푼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영 딴판이었지만요 ㅎㅎ
 

 90년 판이네요.

추억이라는 것은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이렇게 되돌아보면 행복해지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시간되면, 책 말고 다른 추억거리 들고 오지요. ㅎㅎ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