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의 "이사갑니다" 글을 마지막으로, 약 1년 반만에 다시 제닥 일기를 펼쳤습니다.

누군가는 예전의 일기를 읽으며, 그 때는 좀 더 다정했었다, 고 합니다.

지금은?

지금은...삭막해 진 건 아닌데, 좀 어려워졌달까, 심각해졌달까....
그렇게 바뀌어 버렸다고 합니다.

아마, 자연스러운 저의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 갔던 게 아닌가 합니다.

지난 1년 반동안 제닥을 생협으로 만들어 가면서,
저는 제 치우친 목소리를 줄이고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이 되어야만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건, 취향없는 카페처럼 사람들에게 매력 없는 곳이 되어 가는 과정이 아니었나 합니다.

제닥의 색깔과 철학은 분명 치우쳐 있습니다.
제가 생겨 먹은 모양과 비슷하게,
어디로 어떻게 치우쳐 있는지를 말하기도 어려울 만큼 복잡하게, 배배 꼬인 채 치우쳐 있는지도 모릅니다.

건강과 관련한 각종 지표에도 표준이 존재하지만 "정상범위"를 벗어나지만 않으면 치우침을 용인하듯 그리고 이런 지표가 인간에게 적용될 때는 모든 것이 중간인 "표준적 인간"이 건강한 인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듯 개성과 치우침을 인정하고, 자신의 생긴 모습과 특성을 잘 살리면서

다만 그 건강함을 잃지 않도록, 다른 한 쪽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제닥을 만들어 나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닥생협은 분명 어느 개인의 소유가 아닙니다.
조합원 모두의 뜻과 의지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모두의 것입니다.

그러나 개성과 치우침을 인정하고 자기다움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인간적인" 것이라고, 인간적인 것이 재미있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시 한 번,

치우침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려는 저희의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제 생각엔 꽤 재미있을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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