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돌고 있는 과는 마취과입니다. 마취과는 소아과에 비하면 아주 편하다고 할 수 있지요. 물론 편하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편하다는 것이지 절대적으로 편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마취과에서 제가 하는 일이란, 수술기록지보고 오더내기, PCA 약 만들기, 다음날 수술 스케줄 칠판쓰기, 그외 전공의 선생님들 밥시키기, 심부름하기 등등의 일입니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PCA약 만들기를 간단히 설명해봅니다.

PCA란 Patient Controlled Analgesia의 약자로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합니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생겼어요.



즉, 암성통증이나 수술 후 통증을 환자가 PCA기계의 버튼을 누름으로써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장치에는 한 번 누를 때 약물이 몇 ml 나오고, 몇분간의 간격을 두고 약물이 나올 수 있는지 세팅을 합니다. 위의 기계에 완전히 약을 넣고 조립한 사진을 보면,


위의 사진과 같습니다. 위의 붙어 있는 스티커에 환자의 인적사항과 약물의 종류, 주입방법등이 나와 있습니다. 즉, f라는 약물 3500mcg, a라는 약물 60mg, r이라는 약물 0.6mg, 그리고 생리식염수 20mg 이 있고, 0-0.5-5라는 주입방법이 나와 있지요. 최초의 0은 기본적으로 주입되는 약물의 량인데 0이므로 버튼을 누를때만 주입된다는 것이고, 0.5는 한 번 누를때 0.5mg이 주입되고, 마지막의 5는 5분간격으로 누를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참고로 제가 만드는 이 PCA는 100% 다 마약~! 이므로(f는 fentanyl입니다.)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항상 제 이름으로 된 종이 처방전과 도장이 나간다는...ㅠ.ㅠ

이런 PCA를 하루에도 수십개씩 만들려니 정신이 없습니다. 수술기록지의 order를 먼저 넣어야 PCA를 만들 수 있는 마약을 타올 수 있거든요. 마약은 일반약과 달리 약국에서 2중 철제 금고에 보관합니다. 그래서 매번 필요시마다 처방전이 있어야 마약을 타올 수 있어요. 즉, 제가 order를 먼저 내야지 PCA를 만들 수 있다는 것~!

타 병원은 간호사가 만들기도 한다는데... 혹은 전공의 샘이 만들기도 한다던데....(왜냐하면, IV-정맥주사-로 들어갈 것이 epi-척추강내주사-로 들어가면 큰 일 나거든요~!) 아무튼, 제가 있는 곳에서는 인턴 잡(job)입니다.

이런식으로 하루종일 회복실에 처박혀서 약만들고 오더내고 있습니다. 광합성을 못 해서 피부가 하얘지고 있습니다. ^^; 단점으로는 손을 많이 다친다는...ㅠ.ㅠ 위의 약들(f, a,r)등은 다 유리병에 담긴 ample이거나 딱딱한 1회용 플라스틱용 앰플이라서 약을 따다가 손을 많이 다쳤어요. 주사기에 찔리기도 하고...ㅠ.ㅠ

아무튼, 앞으로도 시간이 날 때마다 포스팅 할 테니,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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