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메디컬 탑팀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굉음이 들렸다. ‘이게 무슨 소리지?’ 베란다로 나가보니 고가도로에 승용차가 앞 범퍼가 찌그려진 채 서 있었다. 즉시 112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사고 장소를 설명하고 나니 운전석 문이 열리더니 두사람이 천천히 나왔다. 한 사람은 다리를 저는 것 같았다. 안전벨트는 매었겠지. 많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어서 경찰차와 119 앰뷸런스와 견인차가 와야 할텐데. 다행히 지나가던 차량이 멈추어 서더니 내려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을 하고는 도로에 흩어진 파편들을 한쪽으로 치운다. 교통 싸이카가 오니까 그제야 제 갈 길을 간다. 앞서 그냥 지나쳐버리는 차들도 있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 같은 분이다. 이런 게 인간의 본성 아닐까.

휴대폰으로 다시 연락이 와서 사고현장 사진을 찍어 전송을 했다.

‘교통 싸이카가 출동할 것입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하고 답장 문자가 왔다.

조금 있으니 교통 싸이카가 왔고, 교통경찰관이 사고현장으로 오는 차량들에게 수신호를 한다. 이 고가도로는 부산항 신선대부두로 통하는 길이라 컨테이너가 많이 다니는 길이다. 이차 추돌 방지를 위해서라도 신속히 도착한 교통 싸이카가 멋있어 보였다. 앞 범퍼가 떨어져 통행에 방해가 되니까 경찰과 운전자가 갓길로 치우는 모습도 보였다. 씽씽 달려오던 차들이 사고 지점 부근에서 서행을 한다. 좀 있으니 견인차가 오고 119와 앰뷸런스가 오고 경찰순찰차도 왔다. 다행이다.

앰뷸런스 두 대가 왔는데 떠났다. 환자를 후송하는 것 같았다. 사고가 나면서 휘발유가 도로에 쏟아졌는지 포대를 들고 모래를 뿌리는 모습이 보였다. 견인차가 사고차량을 연결하더니 끌고 간다. 싸이카도 마지막으로 부릉거리며 떠나간다. 남은 것은 도로 위에 뿌려진 모래뿐이다. 사고는 말끔히 정리가 되었다. 졸음운전이었을까? 음주운전은 아니겠지? 차량 결함일까? 도로가 미끄러워서일까? 궁금증이 일었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운전자가 크게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십분 가량 베란다에 목을 빼고 사고 수습하는 걸 쳐다보았다. 교통사고 신고는 두 번째다. 그 어떤 신고보다 최우선으로 해야 할 신고는 교통사고 신고이지 싶다. 이유를 불문하고 과속운전을 삼가고 안전벨트를 착용할 일이다.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므로. /플라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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