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은하스위트



작가  이명랑
출판  자음과모음
발매  2010.02.08 리뷰보기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성전용 고시텔이라는 배경을 통해 유쾌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공간중심 소설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전용 고시텔에서 여장을 하고 살 수 밖에 없는 주인공 황제의 눈을 통해 세상을 이야기한다.

 주식녀, 쇼핑녀, 노처녀, 그리고 그의 눈과 마음을 빼앗은 완벽녀까지, 여성전용 고시텔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얽혀 하루도 쉴 틈 없이 사건사고가 이어진다.

 얼핏 보면 우울한 일상이지만, 매우 가볍고 활기찬 문체로 풀어가기에 읽기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인터파크 웹진에 연재되었던 소설이라고 한다. 연재당시 누적 조회수 140만, 1일 조회수 최대 5만을 기록한 인기 연재작이었다. 이 소설이 이렇게 인기가 좋았던 이유는 당연히 내용이 재미있고 충실했기 때문이겠지만, 그것과 별개로 문체의 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넷 연재에 적합한 가볍고 빠른 전개와 흥미로운 소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고 있었다. 순문학을 하는 작가의 소설이 인터넷 연재에서 맥을 못 추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종이책과 인터넷 웹진의 차이점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매체가 다르다면 다른 문체를 사용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그 자체로서의 재미와 예술성뿐만 아니라, 인터넷 소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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