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구아가 유명해진 것은 귀여운(!!) 생김새도 있지만 무엇보다 숙주가 가진 기관 - 여기서는 혀 -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부터였다. 즉 엑시구아에 감염된 물고기는 혀가 없어지지만, 엑시구아가 혀의 빈자리를 차지하고 않아 원래 혀가 하던 기능을 대신하고 물고기 역시 엑시구아를 본래 자신의 혀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은 1983년 발표된 논문 “Brusca, R. C., & Gilligan, M. R. (1983). Tongue replacement in a marine fish (Lutjanus guttatus) by a parasitic isopod (Crustacea: Isopoda). Copeia, 1983(3), 813-816.” 이다. 하지만 이후로 불행히 이 연구와 비교해볼만한 엑시구아 감염과 물고기의 성장, 혹은 기능의 대체에 대한 논문은 거의 나와있지 않다.

그럼 이 논문에서는 정말 기생충이 물고기 혀의 기능을 대체하며, 물고기는 기생충을 혀처럼 쓸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을까? 저자가 기생충이 혀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는 것은 육안으로 관찰했을 때 감염된 물고기의 성장이나 크기가 감염되지 않은 물고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관찰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논문에서는 감염된 물고기와 그렇지 않은 물고기가 성장 속도나 발달 과정에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연령 차이는 있는지, 혹은 다른 영양상태나 기관 및 조직의 손상은 없는지 같은 정량적인 측정법을 이용한 것은 아니다. 또한 물고기 혀의 본래 기능을 대체한다는 것은 물고기의 성장이 크게 저해되지 않았다는 관찰결과에 근거한 추론이지, 직접적인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 밝혀진 사실은 아니다.

추가로 올해 11월에 Cymothoa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하나 더 발표되었다. “Parker, D., & Booth, A. J. (2013). The tongue-replacing isopod Cymothoa borbonica reduces the growth of largespot pompano Trachinotus botla. Marine Biology, 160(11), 2943-2950.” 이 논문에서는 기생충에 감염되어 혀를 잃은 물고기들의 성장이 크게 저해되었다고 밝히는 정 반대의 결과를 내놓았다. 기생충이 입안에서 자라남에 따라 산소 공급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장기적인 성장 저해 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이다. 1983년 논문에서 물고기의 성장은 기생충 감염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내용과는 대치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대체로 Cymothoa 종들의 종 분류가 쉽지 않다는 점, 종 특이성이 낮다는 점, 감염 후 성장발달을 관찰한 것이 아니라 이미 다 자란 개체들을 수집하여 분석이 이루어 졌다는 점 등 때문에 아직까지 Cymothoa가 정말 혀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인지, 마냥 귀엽기만한 모습을 가진 비교적 무해한 기생충인지에 대한 논란은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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