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탈 사인 1

바이탈 사인 1
작가 로빈 쿡
출판 열림원
발매 199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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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쿡의 소설 'Vital signs' 의 서두, prologue 문단은 우리 몸이 pathogen 의 침입에 대처하여 어떻게 immunity 를 발동하는지를 아주 제대로 묘사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우리 몸의 immunity 가 오직 pathogen 에게만 적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고, 승전 이후에도 피 맛을 본(?) 방위군이 up된 자신들을 자제 못하고 양민학살과 도심 파괴에 들어간다는, sepsis 의 진정한 기전을 제대로 설파하고 있는 대목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문장은 'the victory was Pyrrhic' 인데, 처음엔 이게 뭔 소린가 했었다. 검색해 보니... 이 표현 하나로 감염질환의 본질을 제대로 관통하고 있더구먼.

로빈 쿡.. 지금 와서 보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솔직히 Janeway 나 Abbas 면역학 책 백여페이지보다 이렇게 대중적으로 풀어서 기술한 것이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쿡의 필력에 그저 감탄할 뿐..
학생들이나 전공의들에게 immunological defence against pathogens 를 공부시키려면 이들 교과서도 좋지만, 이 얼마 안되는 분량의 prologue 를 집중적으로 읽어보는 것도 괜찮지 싶다.
꼭 뭐.. 정석적으로만 교육해야 하는가? 이런 우회로도 가끔은 제시해 주는 것도 나쁘진 않지..

# Pyrrhic victory : 이기긴 했는데, 전혀 이긴 것 같지 않은 상황. 예를 들어, 승전은 했으나 아군 병력의 대부분이 전사하여, 수지를 맞춰보면 사실상 망한 상태. 즉, 승리를 위해 과도한 댓가를 치룬 경우를 묘사할 때 쓰는 비유적인 표현.

과거 그리스 피루스 왕이 로마와의 수차례 전투에서 모두 이겼지만, 결국은 남은 병사가 거의 없다시피한 수준으로 폭망(-_-;)한 데에서 유래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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