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대가리는 멍청하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까마귀의 경우에는 상당한 지능(문제해결 능력과 추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게 최근의 연구결과.(http://www.theguardian.com/science/2014/mar/26/crows-reasoning-ability-seven-year-old-humans) 이번에는 인간 7세 정도의 지능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능은 굉장히 다양하게 정의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단순 비교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겠지만. 사실 집단 차원에서의 문제해결 능력 - 즉 주변 환경의 압력을 이겨내고 번식과 생태계 내 주점종으로 활약할 수 있는 능력 - 만으로 한정하여 지능을 정의한다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도 엄청난 지능과 능력을 지니고 있는 셈 아닌가.

어쨋든. 까마귀 이야기를 보다보니 영국에 있을 때 가장 부러웠던 직업이 생각났다. 런던탑에는 까마귀들이 많이 사는데, 런던탑 경비병(Yeoman Warders) 중에는 Ravenmaster라는 직책이 있다. 본래 경비병의 주 임무는 런던탑에 보관되어 있는 왕실의 보물과 상징들을 보호하고 수감된 죄수들을 감시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관광지가 되었으므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중 레이븐마스터는 런던탑 안의 까마귀들을 돌본다. 새까맣고 윤기나는데다 똑똑하기까지한 까마귀들과 매일매일 함께하는 생활이라니. 그런데 런던탑 경비병은 영국군에서 부사관으로 최소한 22년 이상 근무하고 은퇴한 사람 중에서만 선출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깨끗하게 포기.

런던탑 안에 까마귀가 언제부터 살고 있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찰스 2세 시대부터 런던탑 내 까마귀에 대한 기록들이 남아 있다. 특히 런던탑 안의 까마귀들은 왕가를 수호하는 동물로 런던탑에서 까마귀가 떠나면 왕가가 무너질 것이라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때문에 안에 살고 있는 까마귀들은 날개깃을 조금씩 잘라 멀리 날아가지 못하도록 막아두고 매일매일 먹이도 주고 한다. 심지어는 찰스2세 때 본래 런던탑에 위치했던 왕실 천문대의 천문학자들이 까마귀 때문에 관측에 방해가 된다고 불평하자 왕이 “그래? 그럼 니네가 나가”하면서 그리니치 왕립 천문대를 지어주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비화도 있을 정도.

런던탑 가면 까마귀 보세요. 두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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