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아플 때엔 쉴 수 있게 하자는 포스팅을 했었는데, 당연한 질문이지만 얼마나 아플 때 집에서 쉬어야 할까요? 이에 대해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미 의료포털 Web MD에도 이와 같은 주제가 올라와서 관심 있게 봤습니다. 종합해서 나름대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의학적인 부분이 근간이 되겠지만, 여전히 사회 문화의 차이와 개인마다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염두 해 봐주세요.





1. 본인이나 타인이 위험해질 수 있는 일을 하는 경우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일을 하고 있다면 몸이 좋지 않을 때 쉬는 것이 좋겠죠. 타인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거나, 내가 실수해서 타인을 다치게 할 수 있는 경우도 쉬는 것이 좋겠습니다. 운전을 해야 하는 업무, 비행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치통이나 두통이 좀 있다고 컴퓨터 업무를 못할 이유는 없죠. 물론 효율이 떨어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운전이나 비행 등 나와 타인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일에 있어서는 이런 통증이 집중력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수 있고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전염성이 있는 질환인 경우



몇 개의 포스팅에서 이야기했었는데, 전염성이 있는 호흡기 질환, 또는 눈병이나 피부 질환에 걸렸다면 타인을 위해서 직장을 쉬어야겠죠. 요즘 학교 등에서는 적극적으로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조금 아픈 것은 참고 일해야 하거나 공부하러 나와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내가 아픈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것은 상당히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최근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이 유행할 수도 있는 환경에서는 공공장소나 일터에 나가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죠.



물론 의사와 상담해서 어떤 질병인지,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할지 조언을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감기에 걸렸다고 완전히 다 나을 때까지 며칠 병가를 낼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3. 지금 일하는 것이 얼마나 생산적일까를 고민해봐야



공부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이나, 몸이 아플 때는 생산적이지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 물어봤을 때 지금 푹 쉬고 공부하거나 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과감하게 쉬어주는 것이 차라리 낫겠죠. 몸이 아픈 상태에서 억지로 직장에 나오는 것이 사주에게도 별 도움이 안될 겁니다.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 속에는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는 회사에서 이런 효율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거나, 주위에서 눈치를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무노동 무임금이란 경제적 압박 때문에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 모두가 신뢰가 문제겠죠.






이렇게 정리를 했습니다만, 증상이 정확히 어느 정도일 때 쉬어야 하는지 말씀 드리지는 않았습니다. 이 부분을 정리하면 매우 방대한 양이고 모든 경우를 정리하기는 어렵습니다. WebMD 에 정리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는 하시되 심각한 증상이 있는 경우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1. 기침과 콧물 발열



단순히 콧물만 나는 경우 감염성 질환인지 알러지 질환인지 감별이 필요합니다. 만약 열과 함께 기침 콧물, 인후통 등 감염 증상이 있다면 쉬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만, 계절에 따른 알러지 증상이라면 넉넉히 휴지를 준비하시고 일하러 나가셔도 됩니다. 단, 이런 알러지 증상에 복용하는 약물인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에 따른 졸음 등을 주의하실 필요는 있겠죠. 특히 운전 등 안전과 관계된 일을 하신다면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약물과 복용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2. 허리 통증



허리 통증의 원인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겠습니다만, 앉지도 서지도 못할 정도의 통증이라면 당연히 일하기엔 무리라고 할 수 있겠죠. 업무가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거나 육체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는 직업이라면 증상이 있을 때 바로 진찰을 받아보시고 평소 바른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3. 두통



이전에 편두통에 대해 포스팅 한 적이 있어 편두통이 머리 반쪽이 아픈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다 아실 것 같습니다. 단순한 두통의 경우 일반 의약품으로 판매되는 두통약(진통제)를 복용 후 증상이 완화되면 일하시는 것이 큰 상관이 없겠죠. 감기에도 두통이 있을 수 있는데 증상이 심하면 하루 정도 쉬고 직장에 나가는 것도 괜찮겠죠. 편두통의 경우 병원에서 진료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4. 귀의 통증



다른 증상 없이 귀만 심하게 아픈 경우, 이비인후과 병원에 가셔서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귀의 통증이 귀가 원인이 아닌 상기도 감염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일 수도 있다고 하네요. 어쨌든 병원에 가서 타인에게 감염이 가능한 질환인지 진료를 받아야겠죠. 단순히 귀의 감염의 경우 약물 치료는 하겠지만, 일에는 복귀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5. 눈의 충혈



눈이 빨갛게 변했다면 당연히 안과로 가셔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때로는 감염성 눈병일 수 있거든요. 언제까지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일에 복귀해야 하는 지는 안과 선생님과 상의가 필요합니다. 항생제 안약 점안을 하는 경우 24시간에서 48시간 후에는 전염력이 약해진다고 하는데 정확한 것은 안과 선생님께서 상황에 따라 판단하실 겁니다. 집에 있더라도 위생에 상당히 신경 써야 하겠죠. 위생 하면 어딘가 소독약을 뿌리는 것만 생각하시는데 개인 위생은 손을 잘 씻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6. 발목이 삐었어요



앉아서 일하는 경우라면 큰 상관이 없겠죠. 발목이 붓고 통증이 심하다면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통증이 조절된다면 서류 작업등은 할 수 있습니다. 얼음 찜질하면서 일하면 되겠죠.





7. 두드러기가 났어요



때로는 가렵고 전신 피부에 생긴 발적으로 괴롭습니다. 하지만 전염력은 없기에 증상이 호전되면 일할 수 있습니다만, 때로는 남이 보기에 상당히 흉찍(?)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너무 쉬려고만 하면 회사에서 아애 쭈욱 쉬라고 할 지도 모릅니다



요즘에는 직장에서 병가를 사용할 때 의사의 소견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요, 회사나 환자 모두 소견서를 첨부하는 것이 깔끔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사에게는 꽤나 고민이 될 때가 있습니다. 법령처럼 칼로 딱 자를 수 있는 일도 아닌데다가, 진단서 발급처럼 깐깐하게 굴 일도 아니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환자의 요구대로만 쓸 수도 없는 일이거든요.



예를 들어 발목이 삐어서 오늘 학교를 쉬어야겠다고 온 학생이나, 직장인에게 원하는 데로 업무가 힘들겠다고 판단하는 소견서를 발급하는 일이 양심적인 것인가 고민이 될 때가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있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고 통증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말이죠. 또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안전등의 이유로 의사 소견서를 가지고 와야 일에 복귀시켜주겠다고 해서 소견서를 발급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특히 파일럿의 경우는 검진에서 약간의 수치 이상만 있어도 의사의 확인을 받습니다.



병원에 오셔서 원하는 데로 해주지 않으시면 상당히 실망하시기도 하고 화를 내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사 노릇도 꽤나 고민스러운 일이란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모두를 만족시켜드리기란 정말 어렵거든요. 양심적 진료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가급적이면 이런 소견서는 주로 이용하던 병원에 가셔서 아는 의사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평소 환자 상태를 잘 알기에, 의사도 판단하기 쉽고 환자분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주민 노동자 돕기 블로그 바자회 및 다음 희망모금을 위한 서명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동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클릭 한번으로 좋은일을~!



Original Source : Too Sick to Work? - Web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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