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수능은 물수능이라고 한다.
만점 맞아야 1등급이라는 기사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사교육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하에
EBS연계등을 통한 쉬운 수능은 계속 진행되었고
올해 그 정점을 찍은 듯하다.
#2.
수능 볼 때의 일이다.
이전에 비해 쉬워진 수리 시험으로
넉넉하게 다 풀고 검산 까지 마치고,
아무생각 없이 마지막 장을 펼치고 있었는데
5분도 남지 않은 시간에.
주관식 답을 실수로 잘못 쓴 것을 발견했다.
주관식 하나가 3점이었기 때문에
이 문제가 틀리면 큰 타격이었다.
본부에까지 쫓아가 수정을 요구했지만 수정 불가하다는 말만 돌아왔다.
내 실수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3.
하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다른 과목을 열심히 풀어서
수리 과목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었고,
내가 원하는 곳에도 지원할 수 있었다.
#4.
지금과 같은 물수능에서 그런 실수를 한다면
그 실수를 쉽게 만회할 수 있을까.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인 상황에서 1개틀리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너는 것과 같다.
#5.
물론 실수도 실력이다.
하지만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그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 역시 모두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6.
수능이 쉬워진다고 사교육이 없어질까?
사교육은 대학입시 제도가 있는 한 계속 유지될 것이 분명하다.
정형화된 입시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만든
입시 사정관 제도를 유명 무실하게 만들었던
한 학부모 이야기를 들으며
입시 형태의 다양화는 아이들을 더 힘들게 만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7.
우리 자식들도 거쳐야 하는 대입시이기에
수능이 올바른 방향으로 정착되어
공정하고 합리적인 입시 제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