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0.18 금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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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카카오톡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난 카톡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다.

대부분의 딸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 친구에 가깝지 않을까?
아빠와는 달리, 같은 성이라는 이유때문에라도 보다 은밀한 상담이 가능하고, 보다 더 속을 터 놓을 수 있고 평생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  또 같은 이유로 인해 맘놓고 투정 부릴 수 있고, 좀 극단적인 경우로는 .. 화풀이도 할 수 있는 만만한 상대.
그래서 그런지 이 땅의 딸들은 엄마에게 '함부로' 대하는 친구들이 꽤 많을걸?
내 딸도 예외는 아니다.

아빠는 아무래도 무서워서 찍 소리 못하고, 만만한 엄마만 잡아댄다.
그리고, 메울 수 없는 세대차의 gap 때문에 가끔은 엄마를 무시하기도 한다.
확실히 세대차는 존재하긴 한다.

우리는 유신세대의 언어와 사고를 갖고 있지만 얘들은 얘들 세대의 언어와 사고를 갖고 있고, 그런 차이가 일종의 문화적 충돌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이 잘못되면 부모와의 대화가 단절되는 불상사도 종종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유학간 내 딸아이의 안위가 걱정되어서 가끔 엄마가 전화를 하면 항상 퉁명스럽게 받는다.  귀찮다는 듯이 단답형 답변.

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점점 자기의 세대로 편입되어가며 부모와의 대화는 단절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걱정하던 차에...

딸아이가 갑자기 엄마에게 '제발 스마트폰 좀 사라'고 채근을 해 왔다.

기계치에 컴맹인 엄마는 스마트폰에 대한 공포심(?)때문에 지금껏 '늙은 폰'인 SK W 폰을 5년째 고수 중이었고, 이것 때문에 카톡 하나 제대로 못한다고 어느날 신경질 내며 독촉을 해 온 것이다.
그래서... 드디어 엄마는 스마트폰으로 바꿨고, 카톡하나 제대로 깔 줄 몰라서 내가 깔아주고 셋팅까지 해 줬다.  그리고 첫 메시지를 이역만리에 있는 딸에게 보내고..

그런 후 사나흘동안 엄마는 신세계를 경험한다.

시차때문에 아침잠을 설치게 하는 부작용이 있지만, 꼭두새벽에 딸내미로 인한 '카카오톡' 음악이 울려댄다.  그리고 (슬쩍 엿보자면..) 별 시덥잖은(?) 잡담 나부랭이들을 엄마에게 보내오고.. 엄마는 더듬더듬 자판을 찍어대며 너무나 행복해하고 있다.

일반 국제전화로 했으면 별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 문자로 하니까 오히려 더 자유롭고 다양하게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카카오톡이 젊은 아해들 수다떨기만을 위한 용도라고?

적어도 우리 가족에겐 그렇지 아니하다.
엄마와 딸아이의 대화 재개의 물꼬를 터 준 카톡.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다.

(사족) 카톡 측과 아무런 이해 관계 없습니다. 이 글은 진실입니다.

유진홍  jhyoo@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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