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일입니다만, 최근 부산에서는 치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자신을 진료하던 의사를 수차례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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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달에는 모 대학교수가 치료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에 의해 살해당하는 일도 있었지요. 이렇게 뉴스에 실리는 일이 아니더라도, 응급실에서 진료를 보는 수련의들 대부분이 환자의 위협을 경험합니다.





저 역시 응급실에서 환자에게 폭행을 경험했었고, 심한 좌절감과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의 진료가 힘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서글프게도, 폭언이나 폭행 때로는 아무렇지 않게 '밤길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이런 현실이 되도록 그동안 의료계는 무엇을 했는가 반성해야할 것입니다. 의사가 하는 일과, 의사가 할 수 있는 일, 의료와 의학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환자와 가족들과 대화를 해야함에도 부족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의료 시스템이 어떻고 저떻고 이야기를 할 것은 많습니다만, 먼저 노력이 부족했다고 반성해야겠죠.











그러나 의료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라고 하기에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합니다.





우리 나라의 의료가 건강 보험에 묶여있고, 이는 달리 이야기해서 우리 모두의 재산이란 이야기도 됩니다. 또 내가 낸 돈만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낸 돈으로 사용하는 공공재의 성격이 분명 있습니다.





더구나 진료실에서 진료보는 의사에게 폭언과 폭행은, 그 때의 감정의 분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때로는 치명적인 피해를 줍니다. 술에 취해 한 행동, 때로는 나를 대접해주지 않는다면서 (특히 조폭들) 위협하게 되면 의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의 큰 변화가 생기고, 이는 진료에 심각한 차질을 주게 됩니다.









응급실, 진료실에서의 폭언과 폭행은 다른 환자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입니다.





의료가 꽤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환자분들의 불만과 때로 발생하는 의료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마 아무리 노력해도 의료를 이용하시는 환자분들에게 100% 만족을 드리기란 어려울 겁니다. 이미 몸이 불편해서 오신 것만으로도 불만이 시작되니까요.





정식으로 컴플레인을 하십시요. 병원에 근무하면서 정말 의사를 괴롭게 하는 것은 병원 앞으로 불만 편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의료란 비즈니스도 여타 서비스업과 마찬가지로 고객의 만족을 상당히 우선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진료실이나 응급실에서 폭언하는 것 보다 더 확실히 괴롭히는(?) 방법은 불만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이 편지가 접수되면 타당성을 검토하고 고객의 불만에 대해 담당의사가 사과하거나 인사 고과에 반영하게 되니, 더 실질적이고 현실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이런 진료실 폭행이 사라져야합니다. 의사를 위해서뿐 아니라 그렇게 폭언과 폭행에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없는 상태의 의사에게 진료를 받게될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진료실의 폭행은 엄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가중 처벌 제도가 필요하며, 진료실 및 응급실에 안전 요원 배치도 강화되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진료실이 폭력에 무방비 상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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