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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을 껴도 성병에 걸린다
비뇨기과를 찾는 환자 중 성병이라는 얘기를 듣고 나서 ‘콘돔을 썼는데도 성병 걸리나요?’라고 되묻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다. 안전한 성관계를 위해 콘돔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콘돔을 써도 안전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콘돔은 분명 성(性)으로 전파되는 감염 질환(sex transmitted disease)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흔히 말하는 에이즈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콘돔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임은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돔은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는 만능장치가 아니다.

비유하자면 자동차에 안전벨트와 에어백을 설치한다고 해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 탑승자의 안전을 100퍼센트 보장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라텍스(latex)로 만들어진 콘돔은 남성과 여성의 성관계에서 물리적인 방어막이 되기는 하지만 완벽한 안전장치라고 할 수는 없다. 일례로 유럽의 콘돔 사용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성병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만 보더라도 ‘콘돔 착용=안전한 성’이라는 단순한 공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콘돔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배우 김정은 씨와 이범수 씨가 주연한 <잘살아보세>(2006)란 영화를 봤는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산아 제한’ 정책을 펼칠 당시 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인데, 임신을 피하기 위해 콘돔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가진 부부 얘기가 나온다. 조사를 해보니 남편이 콘돔을 여러 번 사용하기 위해 끝 부분을 잘라서 썼다. 그 장면을 보면서 극장 관객들은 박장대소했지만, 사실 웃을 일이 아니다. 성인들 대부분이 콘돔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콘돔을 언제 착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성이라는 것이 은밀한 부분이라 공개적인 연구와 조사가 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콘돔을 성관계 도중에 착용한다. 삽입을 하다가 사정 시기를 늦추기 위해 콘돔을 착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물론 건강한 파트너 간에는 그렇게 해도 무방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성병에 걸릴 수 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오럴 섹스에는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역시 건강한 파트너 간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매독이나 임질이 구강으로 전파된 사례들이 보고되기도 한다.

콘돔 착용 방법을 제대로 몰라 감염 위험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콘돔 끝에 있는 ‘정액받이’ 부분은 착용 전 손으로 눌러 착용해야 정액이 콘돔 밖으로 새지 않는다. 최근에는 다양한 콘돔들이 나오고 있는데, 착용감을 좋게 한다는 이유로 ‘정액받이’가 없고 음경에 밀착감이 높은 제품들이 있다. 이들 제품은 정액 양이 많을 경우 콘돔 밖으로 정액이 새나올 수 있다.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게다가 콘돔을 제대로 착용하더라도 막을 수 없는 성병들도 있다.

피부와 피부 사이에 전파되는 사면발이는 콘돔을 쓰더라도 전파된다. 또 매독으로 인한 궤양이 있는 경우 콘돔을 쓰더라도 접촉되는 피부로 감염될 수 있다. 그 외에도 피부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인유두종 바이러스 HPV, 단순포진)도 있다.

정리하자면, 자유로운 성을 외치는 바람둥이들에게는 안타까운 얘기지만, 상대방이 누군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콘돔만으로 안전을 지키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안전한 성을 누릴 수 있는 것일까? 신뢰할 수 있는 한 명의 파트너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파트너에게 충실하고 콘돔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참고문헌>

  • Are condoms the answer to rising rates of non-HIV 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Head to Head, Markus J Steiner, Stephen J Genuis, BMJ 2008;336:185


작성자 : 양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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