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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과 안전 부위

소해면상뇌증에 걸린 소, 이 같은 질환을 겪는 동물의 잘 알려진 특징은 일어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 출처 위키피디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광우병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어분(魚粉, 생선으로부터 기름을 짠 찌꺼기를 말려 만든 가루) 이외의 동물성 사료를 소에게 먹일 수 없도록 하고, 국내 도축 소에 대한 위생 관리 기준을 강화한다. 하지만 알맹이가 빠져 있기 때문에 과연 기립 불능 소가 연간 몇 마리나 발견되고, 그 가운데 광우병 유사 증상을 보이는 소는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에 대해 광우병 검사가 얼마나 이뤄지는지 알 수 없다. 빛이나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소가 연간 200두 이상 되는 것으로 짐작되지만, 이들에 대하여 광우병 검사가 이뤄졌는지, 그 결과가 어땠는지에 대한 자료가 발표되지 않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 도축되고 있는 소 가운데 30개월 이상 되는 소가 어느 정도인지, 이 소는 국제수역사무소(OIE)의 규정에 따라서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되었는지에 대한 확실한 자료를 공개해야 하지 않을까? 사료 역시 반추동물(ruminants,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로 낙타과, 애기사슴과, 소과의 동물)을 원료로 해서 만든 사료만 반추동물에게 먹일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사료의 원료에 대한 표시가 없기 때문에 교차 감염(cross infection, 어떤 종을 본래 숙주로 하는 병원균이 다른 종에 속하는 숙주에게로 감염하는현상)을 막을 길이 없다.

국내에서 도축되고 있는 소에 대한 위생 관리 기준을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검역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농림수산식품부의 발표를 유추해보면, 그동안 우리가 먹은 한우가 과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했던 것인지 미심쩍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며, 또한 미국 내의 도축장 실태까지 상세하게 파악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시민 단체도 국내의 도축 실태에 대하여 파악하고 있는 사실들을 공표해야 할 것이다. 국산 쇠고기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면서도 한우는 광우병 발병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주장은 무엇을 근거로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동안 미국 내의 도축장 실태에 대한 각종 자료를 제시하면서 광우병 위험이 통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시민 단체는 국내 도축장의 실태에 대한 자료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가 그동안 먹은 한우의 천엽이나 척수 그리고 육회는 정말 안전한 것이었는지, 그 사람들은 이러한 식품을 즐겨 먹는지도 궁금하다.

사실 나는 2001년 처음 있었던 광우병 파동을 계기로 즐겨 먹었던 척수와 천엽을 먹지 않고 있다. 2001년 초 영국에서 수입된 육골분이 소의 사료로 사용되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쇠고기 판매가 격감했다. 당시에 관계 당국은 수입된 육골분이 국내 한우의 사료로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1990년부터 1995년까지 영국으로부터 1300여 톤 수입된 육골분이 국내 가축 사료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하니 정말 한우가 안전한 것인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영국에서 광우병이 감소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수 발생하고 있었기에 국내에서 도축되는 소에 대한 철저한 위생 검역과 인간에게 발병할 가능성을 면밀하게 감시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나는 수혈을 통하여 이상 프리온(Prion, 단백질과 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이 전달될 수 있는 가능성도 고려하여 이를 검출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영국에서 수혈로 인한 변종 CJD(Creutzfeldt-Jakob disease, 인간광우병) 사례가 발견되기도 전이다.

최근에 내 블로그를 찾은 어느 네티즌은 척수나 천엽과 같은 음식을 먹는 국내의 먹거리 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마 텔레비전에서 외국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에서 척수나 천엽과 같은 부위를 먹는 것이 나쁜 식습관이라고 지적한 것이 마땅치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우리가 즐겨 먹는 척수나 천엽, 곱창 부위는 영국 국민들도 즐겨 먹었던 부위다. 그러나 광우병 때문에 영국 정부가 특정위험부위를 식품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규제하게 된 것일 뿐, 이런 부위를 먹는 것이 나쁜 식습관은 아니다.

이들 부위도 광우병이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충분히 음식으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도축되는 소도 안전이 의심되는 상황에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식습관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작성자: 양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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