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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사태, 황우석 그리고 골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토론회에서 광우병 쇠고기를 먹었을 때 소위 인간광우병이라고 알려진 vCJD(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걸릴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질문에 대하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답변을 했지만 취재하던 기자조차 이해가 쉽지 않다고 한다. 논리적인 기자들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인데 일반인들은 얼마나 어렵게 느껴질까 상상이 된다. 그러니까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려 고생할 바에는 극약을 먹겠다고 말한 연예인이 나오고, 미국산 쇠고기가 학교급식에 쓰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그만 손에 촛불을 들고 어린 학생들이 청계천광장에 모였던 것일 게다.

광우병 사태는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의문점에 대하여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설명해 걱정을 덜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응이 서툴렀다는 지적이 많다. 1986년 영국에서 첫 번째 광우병 사례가 보고된 다음에 영국 정부의 대응 역시 느려터지기만 했고, 심지어는 은폐하려는 시도까지 있었다고 영국 정부에서 발간한 <광우병 백서>는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광우병에 걸린 소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면서 결국은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소를 퇴출시키기 위한 대규모 조처가 시행되었다. 당시 영국도 광우병 공포 때문에 패닉 상태에 빠졌다.
영국에서 광우병과 vCJD가 발생한 경과를 살펴보면, 1988년 이전에는 727마리가 발생했지만 1988년 2180마리, 1989년 7133마리, 1990년 1만4181마리, 1991년 2만5026마리, 그리고 1992년 3만6680마리를 정점으로 하여 감소세로 돌아서 2007년에는 7마리만 광우병에 걸렸다.

한편 vCJD는 1995년에 처음 발견된 이후 늘어나기 시작해서 2000년에 28명이 발생한 것을 정점으로 하여 하향세로 전환되어 지난해에는 5명이 발병했고, 금년에는 아직까지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광우병과 vCJD의 대유행이 통제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역학적으로 통제되고 있는 질환으로 볼 수 있지만 인터넷에는 믿을 수 없는 정보들이 떠돌고 있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 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반대의 논거로 인용하고 있는 과학 자료의 해석이 과연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유대인의 신화에 나오는 골렘(Golem)은 진흙과 물을 섞어 인간을 닮은 인형을 만들고 마법과 주문을 걸어 생명을 불어넣은 자동인형이다. 골렘은 강력하며, 또 날마다 조금씩 더 강해지는데, 인간의 명령에 따라 할 일을 대신해주고 위협하는 적으로부터 보호해주지만, 반면 다루기가 힘들고 위험하다. 골렘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골렘은 엄청난 힘을 마구 휘둘러 주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과학적 성과는 골렘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학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지난번 황우석 교수 사건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전문가들에 의하여 수행되고 그 결과가 실용화되기 전에는 아무래도 전문가들에게 맡겨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도 지적했지만, 광우병과 vCJD의 경우도 매우 전문적인 분야에 속하는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정말 희소하다. 그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하여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인간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과학이 잘못 오도되는 경우에 인간을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

작성자: 양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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