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발기부전에 대한 꽤 많은 속설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의학 연구들도 많이 있다. 최근에는 식생활 자체가 많이 서구화되었고 그에 따라 비만 인구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비만 인구가 많아지다 보니 덩달아서 심혈관 질환 발생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뉴스에서 각 나라마다 사망 원인이 되는 질환이 다르다는 제목의 기사가 났었는데, 이는 각 나라의 생활환경의 차이와 변화에 따른 것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많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대사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의학적으로는 매우 크다. 대사증후군이란 비만과 당대사 이상, 이상 지질혈증(脂質血症), 고혈압 등의 위험 요인들이 군집으로 나타나는 것을 얘기하고 여기에 동반되는 인슐린 저항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테스토스테론 결핍이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증후군의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다고 알려졌으며, 반대로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증후군이 성선기능저하증(hypogonadism, 性腺機能低下症)의 위험 인자가 될 수도있다는 보고 역시 나오고 있다. 일종의 악순환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뚱뚱한 사람들에게 있어 발기부전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섣불리 비만인 남성은 남성 성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일반화시키는 것은 옳지 않지만, 비만과 발기부전이 연관 없지는 않다.
성의학 학회지(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비만과 발기부전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2435명의 발기부전 환자인 이탈리안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다. 이중 41.5퍼센트는 정상 체중이었고, 42.4퍼센트는 과체중, 12.1퍼센트는 비만, 4퍼센트는 심한 비만(체질량지수 BMI 기준25~29.9, 30~34.9, 35킬로그램/제곱미터 이상)이였다. 음경 도플러를 이용해 혈류 상태도 측정하고 발기부전 지수도 인터뷰했으며, 혈액 검사를 통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측정했다. 결과를 보면 비만이 발기부전과 꽤 밀접한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고 당연하지만 음경 도플러 결과와도 밀접하게 나왔다.

통계 분석을 해보면, 테스토스테론이 낮은 것과 비만 정도와 연관이 있고 음경 도플러에서의 최대 수축기 속도(PSV, peak systolic velocity), 고혈압 등의 인자와 연관이 있었다. 초록만 공개되어 있는데 혼란 변수를 조정 후 나온 결과로 돼있다.
비만과 발기부전을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비만인 발기부전 환자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거다. 이번 연구 이전에도‘ International Journal of Impotence Research’ 2008년도 논문에도 같은 결론이 보고되었다. 국내 비뇨기과 학회지에도 같은 주제로 거의 비슷한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발기부전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심각한 심혈관 질환의 신호가 되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 심혈관 위험이 높아지는 대사증후군 같은 위험요인은 혈관으로 이뤄진 장기인 남성 성기의 기능 부전을 일으킬 위험도 함께 증가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련의 연관성들에 있어 우선 작용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비만이라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된 것인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한 것이 지단백(Lipoprotein, 지질과 단백질 복합체)-리파아제(lipase, 지방 분해 효소) 활성도를 증가시켜 중성지방이 증가하므로 비만을 유도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지금으로써는 일종의 악순환으로 보면될 것 같다.

우리는 비만에 대해 아직 심각하게 느끼지 않지만, 비만 인구가 급증한 미국이나 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다양한 비만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비만인 사람을 매몰차게‘ 뚱보’라고 불러서 경각심을 일깨우라는 지침이 우스갯소리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권장(?)되기도 한다. 비만은 많은 질환과 연관성이 있으며 남성의 삶의 질에 매우 밀접한 발기부전과도 무관하지 않다.

질병을 악당이라고 친다면 사람을 바로 아프게 하는 진단들은 졸병,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들(당뇨, 고혈압)은 중간 보스, 비만은 그중에서 보스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 부족, 과식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어쩔 수 없다 체념하면서 매일 회식을 나가고 술과 기름진 안주를 먹고, 담배를 태우기 쉽다. 이런 것이 나중에 발기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라.

[참고문헌]

  • 발기부전과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서 혈중 테스토테론 치와 인슐린 저항성 및 대사증후군의 상관성, 김세
    철 등, 2008, 대한 비뇨회지

  • Obesity, low testosterone levels and erectile dysfunction, M Diaz-Arjonilla et al.
    International Journal of Impotence Research, 2008

  • Low Levels of Androgens in Men with Erectile Dysfunction and Obesity, Corona et al.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 2008


작성자 : 양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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