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9.23 월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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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딜레마.... 딜레마...
3살난 아들이 어린이 집에서 부터 울면서 돌아왔다.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으로는 넘어지거나 싸우지는 않았는데 끝날 때 즈음부터 목을 잡으며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안기기 좋아하는 녀석이 안으면 자지러지게 아파하니 아내와 장인, 장모님이 걱정되는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몇일 전 부터 편도가 좀 부었던데 그 때문인가??'

'아니... 안을 때 자지러지게 운다고 하면 탈골이나 골절인가'


아내는 아무래도 편도염은 아닌 것 같다며 정형외과로 간다고 했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집과 거리가 100km 떨어져 출퇴근을 못하기 때문에 걱정스러웠지만 당장 달려갈 수는 없었다.


일을 하면서도 아들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긴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아내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정형외과에서 시행한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은 보이지 않고 정형외과 선생님도 정확히 어디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했단다.


퇴근 후 집에 돌아가서 보니 다행히 밥도 잘 먹고 울지 않아서 괜찮나 보다 싶었다. 그런데 오른쪽 팔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안아보니 운다.


아이들은 아파서 울다가도 조금 기분이 좋아지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논다. 애들이 순수하기 때문이랄까 통증에 대한 호소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랄까.


밥을 먹고 자세히 살펴보니 팔은 잘 움직이는데 안으면 목이 아프다고 목을 가르키며 운다. 열도 없다. 혹시 기흉?


청진에도 특별한 이상은 보이지 않는다. 편도는 약간 부어있지만 이전 보다는 호전된 상태. 일단 진통제를 먹이고 재우고 다음날 경과를 보기로 했다.


출근하고 다시 물어보니 일어나서 아프다고 운다고 한다. 일단 집 앞에 있는 소아과로 가보라고 했다. 소아과에서는 편도가 조금 부어있지만, 아픈 양상이 전형적이지 않다고 하루 이틀 경과를 보고 큰 병원으로 갈지 정하자고 했다.


정형외과 선생님이나 소아과 선생님의견과 나의 의견 모두 당장 큰 병은 아닌 것 같지만 정확한 원인을 모르니 조금 경과를 보고 대학병원 전원을 고려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 큰 병원가서 진료를 보더라도 다시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하고 경과를 보다가 증상이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수면을 시킨뒤 CT 정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검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알아낸다고 확신 할 수 없다. CT검사가 필요한 질환이 의심된다고 이야기 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라 보험공단에 보험 청구가 가능할지 비보험으로 해야할지 조차 모른다. 이런 경우 검사 결과 질환이 있다면 보험처리가 가능하지만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을 알 수 없다면 검사를 시행한 이유에 대해 보험공단에 소명자료를 제출해야하는데 이 같이 원인을 밝히기 어려운경우 참 어려운 일이다.


무조건 빨리 큰 병원에가서 이 검사 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옳은 것인가? 보험 여부를 떠나 그렇게 하는 것이 아픈 환자를 위해 최선의 길인가?


여기에는 두 가지 걱정이 있다. 하나는 앞서 말한듯 검사를 해도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을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적극적 검사를 시행한 경우에는 그 다음 검사를 자의든 추천에 의해서든 하게 된다. 그러나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해를 하고 검사를 하는 사람은 없다. 설령 남편이 의사고, 사위가 의사고, 아들이 의사고, 아버지가 의사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두번째는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에 따른 사회적 부담 증가를 생각치 않을 수 없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검사를 시행해서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비용이 아까운 것은 인간적으로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다. 보험이 처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국고인 건보 재정은 적자가 지속될 것이다. 검사를 추천하자니 질병에 대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은 같다는 것에 의사들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무조건 지켜봐야하는가?


그러자니 아픈 환자와 가족들에게 해주는 것이 없다. 다행히 단순한 상기도 감염이나 단순 타박이나, 아니라면 일시적 탈골후 자연적으로 들어간 것일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지금 처럼 소염 진통제는 병을 키우고 있는 것일 수 도 있다는 생각에 오래 끌 수 없다.


적극적으로 검사를 하자고 이야기 하기도, 지켜 보자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인 것이다.


그 사이에 아이는 아프다고 울었다가, 웃고 놀기도 한다.


죽을 병은 아닌가 보다. 일단 지켜보기로 생각한다.


하지만 아파하는 아들을 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또 걱정하는 주위 가족들의 시선이 따갑기도 하다. 내 가족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늘 겪었던 고뇌가 더 강하게 다가온다.





아무쪼록 나아야할 텐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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