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신촌, 영동, 용인, 광주) 파업이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다는 뉴스보도를 보았다.

잠시나마 근무를 했던 곳이기에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때마침 금일 아침에는 병원·철도·항공·가스 등 필수 공익사업장에서 노동쟁의가 발생하더라도 필수적으로 유지해야 할 업무를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었다고 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공익사업장의 합법적 파업이 가능하되 최소한의 기능은 유지하여 국민 피해를 줄이는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한편, 이번 노조의 파업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고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기사인용>
노사는 임금인상과 유니온숍(종업원이 입사하면 반드시 노조에
가입하고 탈퇴하면 회사가 해고토록 하는 제도) 도입,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등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핵심쟁점인 임금 인상을 두고 노조가 8.24%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1.5% 안을 고수하고 있다.


2000년도에 의사들의 파업으로 온 국민이 불안에 떨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국민 건강을 담보로한 파업이라는 이름 앞에 아무리 좋은 당위성을 설명한다해도 비난이 더 앞서던 것이 떠오른다.


이후에는 보건노조의 파업이 큰 병원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있었다. 그 때마다 2000년도 의료대란을 떠올리며 환자불편을 주는 파업에 대한 윤리적 비난이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흘러 나왔다.


오늘의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가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게 된다는 노동계의 주장도 있다고 언론을 통해 들었다. 필수 업무를 하게끔 하면 무슨 파업이냐는 이야긴가보다.


자동차 만드는 사람이 파업을 하면 자동차를 안만드는 것이고 트럭 운전자가 파업을 하면 운송을 중단하는 것이니 환자를 보는 병원직원이 파업하면 환자를 안보는 것이 되겠다. 잘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본디 파업이라는 것이 널리 알리고 약자인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귀울여 주기를 바라면서 죽기의 각오로 하는 것이기에 파업을 한다고 하면 우선은 사주에게 무슨 문제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파업이라는 것이 노동자를 탄압하여 착취하고 생존에 위협을 가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써 사용된다는 전제하 노동자들의 순수성을 믿기 때문에 시민들은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파업을 격려까지는 않하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파업이 그 순수함을 잃게 된다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 올 수 있다.


특히 공익사업체 (운송, 의료등)일 경우에는 시선이 고울리 없다. 하지만 그것을 노조도 모를리 없기 때문에 왜 파업을 하는 가에 더 귀를 귀울일 필요가 있다.


노조의 주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때문이라면 난 노조의 파업이란 힘든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본격적인 파업이 있기전에 어머니를 모시고 세브란스 병원에 갔었다. 그 당시 벽에 붙은 구호 및 포스터를 봤을 때 비정규직 이야기는 그다지 보지 못했었다. 아니 있었는데 눈에 안띄었을지도 모르겠다.


<영동 적자라고 할때 우리는 쇼 한다고 한다>


병원의 대형화로 대학병원들간에도 경쟁이 치열해져 서울 시내에 위치한 대학병원의 적자경영이 문제가 된지는 오래되었다. 특진이 환자에게 과다한 청구라는 여론이 있으나 국가에서도 이들 병원에 대한 현실적인 수가체계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눈감아 주고 있다는 것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다.


포스터에 "영동 적자라고 할때 우리는 쇼 한다고 한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영동세브란스는 최근 적자 경영이라고 한다. 인근에 워낙 큰 병원들이 많은데다가, 최근 남쪽에서 올라오는 신도시 환자들이 분당에 새로 생긴 병원으로 빠져나가서인지 환자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신촌세브란스는 영동보다는 경영상태가 낫다. 신촌에 근무당시 일반직원들이나 의료진이나 업무로딩이 과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같은 직책에 같은 업무하는 사람들을 비교했을 때 신촌, 영동, 용인, 광주 등 위치에 따라 일의 로딩의 차이가 매우 극심하다. 차등적인 임금을 적용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정도였다.






여러 포스터가 붙어있지만, 비정규직 이야기보다는 임금 인상, 인사 문제가 주인 것같다.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어느 교수의 월급이 진료 수입에 비해 너무 많다는 이야기도 보인다.


사실 저 포스트는 매우 씁쓸하다. 노조에서 돈 못버는 의대 교수는 나가란 이야기인가?  의대 교수란 자리가 환자 많이보고 진료 많이 해서 돈을 벌어야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는 자리가 아니던가.



<적자병원이 공사는 년중 무휴>


새로운 병원들이 생기면 더 나은 시설과 서비스로 인해 경쟁이 되다보니 증축, 신축이 늘어나게 되어 재정 악화가 되나보다. 경영이 안좋은데 신증축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비판인데, 안하고 노후된 시설로 있자니 환자 유치(?)는 더욱 힘들어 질 것 같고... 딜레마가 아닐까?



병원을 돌아 나오면서 몇가지 씁쓸함을 감 출 수 없다.


왜 병원 경영에 전문 경영인이 필요할까? 국가는 병원을 공공사업이라고 이야기하며 이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과는 구별하고 있다.


아픈 사람이 있으면 치료하는 곳이 병원인데 병원의 수익성을 위해서라면 없는 환자라도 만들어서 흑자로 만들어야하나. 아니면 오히려 아픈 환자가 줄었음을 기뻐해야 하는가?


전문 경영인을 두면 어떻게 흑자를 만들까? 검사를 많이 하도록 유도해서? 아니면 소독솜 아껴써서? 수술할 때 재료 아껴써서? 혹시 실제로 그런 시도는 이미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면 노조는 진정 전문 경영인을 원하는 것일까?


전문 경영인이 경영을 한다면 노조가 이야기 하듯, 진료수입 대비 월급이 많은 나이 많은 교수들의 월급을 깎거나 퇴직시켜 병원 경영이 이익이 되게 할 수 도 있지만, 그와 동시, 또는 그 것 보다 먼저 일의 로딩은 적고 월급을 많이 받는 (년차가 높은) 일반직의 구조 조정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더 나아가, 환자가 줄어드는 것이 경영을 잘 못하기 때문일까?


경영때문일 수도 병원 시설이 노후 때문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문경영인 도입에 찬성을 하는데, 이는 이미 우리 의료시장이 공공사업으로 국가적 지원을 받는 시스템이라기 보다는 사업의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에 병원 수입면에서는 전문경영인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는 S의료원을 이용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친절. 의료서비스의 질에 대해서 환자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친절한 모습에서 그 질을 따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이것이 환자가 줄어든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병원을 나오면서 예전에 보건직 파업할때 병원 진료에 차질덕에 수술과 외래가 없어져 오늘은 잠 좀 자겠구나 하던 철없던 전공의 시절 생각이나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런 생각이 최근 가족분들이 아파 환자 보호자로 병원 왕래를 하다보니 생겼다는 것도 부끄럽다.


아무조록 환자들 생각해서 노.사 양측이 원만한 합의를 너무 늦지 않게 이루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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