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목요일이면 종합병원 2 가 마지막 방송을 합니다. 저도 방송이 끝나기 전에 계획한 포스팅을 끝내려 했지만 본업에 쫓겨 쉽지가 않네요. 아직도 열심히 현장에서는 촬영을 하고 있겠지만 대본작업은 끝난 상황이라 아직 언급하지 못한 내용과 자문을 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하고 드라마에 대한 포스팅은 끝낼까 합니다.




종합병원을 보면서 의과대학을 다녔던 제가 어느덧 의사가 되어 종합병원2의 제작에 참여한 것은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칭찬에 인색하고 격려보다 비판이 강한 현실 속에서 드라마에 괜히 참여했다는 후회도 합니다.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인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 또한 필요하기에 멋 모르고 '의학드라마'에 참여 했지만 기분은 별로 즐겁지 않습니다. 아마도 종합병원 3가 제작이 된다면 선뜻 다시 참여하겠다는 말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여간 종합병원2를 통해 중요한 이슈를 다루었다는데에 개인적으로 의미를 두고 있고 만족하고는 있습니다. 







종합병원2는 의료사고 에피소드 다음에 진단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에 외래를 보면서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는 진단서 문제입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취약해지면서 많은 환자들이 민간보험에 가입을 하고 있습니다.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진단서와 의무기록을 받아오게 하는데 잘 아시는 것처럼 모든 병에 대해 보험금을 주지 않기 때문에 진단명을 바꿔달라며 오는 환자도 있고 진단일을 늦춰달라는 환자 등 다양합니다.





진단서는 법적으로도 강한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허위진단서를 작성하면 처벌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진단명이나 내용을 바꿔달라는 환자는 여전히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환자가 처음부터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드라마 내용처럼 자살을 하려는 환자가 끝까지 아니라고 거부하면 의사는 자살이 강하게 의심되더라도 물증이 없다면 원인불명이라고 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자살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것은 의사의 역할이 아니라 경찰이 해야 할 일이겠죠.





드라마는 좀 극단적인 경우를 다루었지만 환자가 일부러 자신의 병력을 숨기거나 다친 원인에 대해 거짓말을 해도 의사는 환자의 말대로 진단서를 써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환자가 거짓말을 한 것이 발각되면 허위진단서를 작성한 것이 아닌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기도 합니다.









진단서 문제 다음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장기기증에 대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장기기증에 대해서 비교적 잘 다룬 에피소드라고 생각합니다. 혈연간 장기기증이 아닌 비혈연간 장기기증은 권장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금전적인 매매나 비윤리적인 행위가 개입이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보상에 대한 얘기를 직접 들은 현우의 행동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에서는 결국 공주엄마의 장기기증이 순수한 것으로 나오지만 치료비를 받게 된다면 좀 복잡해집니다. 고마움에 대한 사례는 가능하지만 액수가 크다면 문제가 되겠죠. 기증자가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금전적인 동기가 기증을 결정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증동기를 검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비혈연간 지정 장기이식의 경우에는 병원마다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증자를 면담하고 기증자의 가족을 면담하고 기증자와 장기를 이식 받는 환자와의 친밀한 친분관계가 있거나 기증을 결정하게 된 동기가 충분한지 검증합니다. 위원회에서 장기기증을 하게 된 사연을 보면서 세상에 아름답고 훌륭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종합병원2의 장기이식 에피소드를 통해 다시한번 장기기증 및 이식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후의 에피소드는 크게 언급할 내용은 없습니다. 이번주에 김도훈 교수가 위암에 걸리는 상황으로 나옵니다. 종합병원에서 김도훈 교수의 역할은 참 중요한데 별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사회에서 바람직한 의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는데 끝까지 힘내시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상황을 봐서 드라마 자문을 또 하겠지만 일단은 TV와 인터넷과는 담을 쌓고 살아야겠습니다.  이번의 좋은 경험을 살려서 올해 1학기에는 예과생을 대상으로 의료와 인문(확정된 제목은 아닙니다)이라는 강좌에서 2시간을 맡아 강의를 해보려고 합니다. 드라마속의 의료의 모습과 윤리적 상황을 한국과 일본, 미국 드라마와 비교해 보려고 하는데 아직 의학교육을 받기 전의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김도훈보다는 장준혁과 최강국을 좋아한다면 낙담을 할 거 같은데요.  




그동안 종합병원2에 대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리 계획을 했다면 자료도 준비해서 좋은 글을 썼어야 하는데 항상 끝나고 나면 아쉽습니다. 앞으로도 헬스로그를 통해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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