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 돼지 편충란(TSO) 치료법 일부 이용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은 장내에 발생하는 만성적 염증을 얘기하는데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과 크론병(Crohn’s disease)으로 구분된다. 최근 염증성 장질환의 환경적인 요인을 연구하며 장내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식이습관과 유전적/후성유전학적 구성, 면역대사 등에 의해 구성이 변화되는 장내미생물은 비타민 생산, 기질의 소화를 촉진하여 영양분의 흡수, 면역 반응조절 등의 기능이 있다.

그동안 염증성 장질환의 주요 치료제로서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항염증제인 5-아미노살리실레이트와 anti-TNF-α 치료제가 주로 사용되었으며 최근에는 바이오시밀러 치료제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제 개발이 진행중이다. 한편 염증성 장질환의 생물학적 치료제로서 돼지편충란을 이용한 치료법이 일부 국가에서 이용중인데 TSO는 바로 이 돼지편충란(Trichuris suis ova)을 의미한다.

기생충 감염으로 인한 점막 면역계의 자극으로 인해 기생충 감염과 관련 없는 장내 염증성 반응들이 하향 조절된 결과를 보인다는 원리인데 언뜻 보면 한 번 복용으로 천개가 넘는 돼지편충알이 장내에서 부화한다면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겠지만 사실 부화된 편충이 잠시 성장하며 면역기능을 조절하고 일정 시간 이후(6개월 이하)에는 몸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한다.

아이오와 의대 소화기내과 로버트 소머스 교수는 돼지편충을 이용한 여러번의 임상실험 결과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 중 80%가 호전되었고 72%정도가 완치되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약 400만 명 이상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현재 돼지 편충알을 이용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돼지편충란은 무균돼지를 통해 충란을 확보해야 하며 비용에 대비하여 배출하는 충란 개수가 낮아 높은 생산비용을 초래하여 이로 인해 돼지편충란 구매 가격이 높다. 또한 일정 기간(10주~24주)에 반복 투여해야 하는 번거로움 있어 국내에서는 다량 구입 가능하고 인체에 거의 무해한 장흡충 중 미야타흡충(Metagonimus miyata)을 선별하여 염증성 장질환 예방 및 치료 연구에 적용한 바 있다고 한다.

인간과 기생충의 관계는 수천 년간 함께 공진화(coevolution)의 길을 걸어오며 인체의 면역체계를 최적화해 왔다. 한때 박멸의 대상이었던 기생충, 현재는 적이자 친구인 ‘프레너미(frenemy)’, 즉 적이자 친구로서 작용하여 상호 번영에 기여한다는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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