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일명 '구안와사'(口眼喎斜)는 차가운 바람을 맞아 생긴다고 알려져 있어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안면신경마비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의 수는 여름철인 6월~8월에 104,605명, 12월~2월에 104,005명으로 오히려 여름철에 근소하게 더 많이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갑자기 얼굴 마비가 생긴 환자의 경우 진찰과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경우를 특발성 얼굴 마비 또는 벨 마비라고 한다. 임상에서 보면 대개 몸이 피로하거나 스트레스 및 신경을 쓴 후 또는 찬바람을 쏘인 후 발생되어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럴 경우 동맥의 부종 등으로 인한 신경의 압박, 안면이 추위로 인한 면역학적 염증, 정신적 충격이나 감정적 불안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고, 흔히 고혈압 환자에게서 약 4~5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

냉방으로 인해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 면역력 저하가 발생하기 쉽고 특히 땀을 흘린 채로 갑작스럽게 찬바람을 쐬거나 얼굴 주변에 장시간 직접적으로 바람을 맞는 경우 얼굴에 혈액순환 저하 상태가 유발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안면마비센터 남상수 교수(침구과)는 “에어컨 냉방으로 인해 전신적인 면역력이 떨어지고 얼굴의 혈액순환이 저하되면 안면신경마비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 염증 발생 등에 취약해진다.”면서 “과도한 냉방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면 눈이 잘 감기지 않으면서 눈물이 나거나, 입이 비대칭이면서 식사나 양치할 때 입 꼬리로 물이 새는 초기 증상을 보인다. 발병일부터 3~7일까지 신경 손상이 진행되며 마비 증상은 점점 심해진다.

신경손상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예후를 보이는데,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손상이 많을수록 안면 비대칭이 남거나, 경련, 구축, 연합운동, 악어눈물 등의 2차적인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초기 치료에 따라 완치율 및 치료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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