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대 연구팀은 지난 13일 1930년대생 한국인과 1970년대생 한국인의 두개강 부피가  90mL 정도 차이가 난다고 발표하며 "같은 한국인이라 하더라도 지리적, 환경적 원인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인 변화에 따라 머리 크기와 생김새가 변화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대의 한국인들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억압을 받았고 이로 인해 영양학적으로도 성장발달이 지연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며 1970년대 이후에는 사회적, 경제적 안정으로 성장에 필요한 적절한 영양을 공급받았다는 것은 어찌보면 누구든지 유추할 수 있는 사실로 보인다. 여기서 드는 재미있는 의문 하나는 두개강 부피가 커지면, 쉽게 얘기해서 머리가 커지면 더 똑똑해지는 걸까 하는 것이다.

실제로 400만년 전에 살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 용량은 380~450cc 정도로 알려져 있고 호모 사피엔스의 뇌 용량은 1,300~1,600cc로 세배 넘게 차이가 난다. 그래서 인류의 진화 과정을 바라보며 뇌가 클수록 머리도 좋아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자연인류학자 사무엘 조지 모턴은 ‘두개골이 클수록 지능이 좋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했고 두개골의 부피를 인종별로 재어 본 결과 백인이 가장 크고 흑인이 가장 작다는 것을 발견해 ‘백인종의 지능이 가장 높다’라는 주장을 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는 헛점이 보이는데 천재 과학자로 알려진 아인슈타인은 일반인보다 뇌가 작았다고 알려져 있으며 대신 대뇌피질 신경세포는 일반인보다 훨씬 많았다고 한다. 또한 '붉은 백합' 등을 쓴 아나톨 프랑스의 뇌 용량도 1,000cc 정도로 작았다고 하니 사실 크기가 지적능력과 완전히 비례하는 관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능이 뇌의 크기보다는 '대뇌피질'과 그 신경세포에 더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데 언어를 이해하는 영역으로 알려진 측두엽과 학습과 판단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크기, 뇌세포간의 연결구조인 시냅스이 활성화 등이 지능발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또 인간의 뇌가 줄어들고 있다는 정반대의 연구결과도 나왔는데 2011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마르타 라르 박사팀은 인류의 체구와 뇌 크기가 선사시대보다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전하며 크로마뇽인은 1,500cc였지만 현대인은 1,350cc로 작아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머리가 커진 것이 곧 지능이 발달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사실이며 결국 사회가 발전하며 고도화됨에 따라 머리 크기가 변화하는 것도 신체의 발달 혹은 진화의 증거 정도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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