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라는 새로운 울타리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부터 학년이 올라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까지 평소에는 잘 몰랐던 양상을 보이며 부모를 당황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먼저 가장 고민되는 것이 바로 등교거부일 것이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불규칙적인 방학생활로 인해 생활습관이 잘못 들어서일 수도 있고 학교라는 미지의 공간에 대한 공포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건강의학과 반건호 교수는 “정답은 아이의 마음에 있다”며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고 격려하며, 무슨 문제를 겪고 있는지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등교거부의 유형은 심리적 역동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단순 혹은 사회공포증을 보이는 유형 ▲분리불안을 가지고 있는 유형 ▲불안, 우울 증상을 보이는 유형이다. 시기별로 그 유형은 다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면 사회공포증 혹은 엄마와의 분리불안을 원인으로 손꼽을 수 있다. 반면, 중·고등학교라면, 원인이 매우 복잡해 단순화하기 어렵다. 환경적인 요소만을 고려해본다면, 선행학습 열풍에 따른 과도한 학업 부담이 불안, 우울 증상으로 이어져 등교거부가 발생할 수 있다.

아이의 등교거부는 걱정과 우울, 피곤함 뿐 아니라 울고, 소리지름, 분노 발작과 공격성으로까지 표현되기도 한다. 반건호 교수는 “아이의 갑작스러운 반복행동(손톱 물어뜯기, 손가락 빨기, 상처 뜯기 등)도 심리적 불안정과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아이가 평소 학업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면, 선행학습 지원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확인해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우리 아이가 왜 다른 애들과 다르지'라고만 판단해 버리지 말고 그 차이를 인정해 주며 격려하는 것이 결국 아이를 성장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건강검진은 필수

취학 전에 자녀의 정상적인 성장발달 여부, 건강검진, 만성질환 여부, 예방접종 시행여부 및 누락된 예방접종은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다. 키, 몸무게, 두위, 흉위 등의 외적인 성장이 잘되고 있는지 소아과 학회에서 발표된 정상 성장 곡선과 비교해 보고 성장이나 발달이 지연되어 보이면 보다 자세한 성장 발달 검사나 지능 검사를 해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긴 겨울방학과 설 연휴로 인해 소아비만이 진행되고 있다면 주의를 하는 것이 좋은데 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한미영 교수는 “소아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성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비만을 원인으로 하는 합병증(고혈압, 지방간,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식단은 되도록 저열량, 저탄수화물, 저지방, 고단백 식단으로 구성해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독려하여 체지방 감소, 혈압, 지질,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도모해줘야 한다”며 “소아비만은 자신감 부족, 우울증 등 정서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결해야 할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급·만성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고 시력, 청력, 치아 검사를 하는 것도 필수다. 만성질환으로 현재 약을 복용하거나 치료를 받는 경우 주의사항이 있다면 미리 학교 측에 사전 정보를 제공하여 만일의 경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소아과학회에서 추천하는 예방 접종은 가능한 모두 맞도록 하며 예방 접종 확인서를 입학 전에 학교 측에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미리 확인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 외에도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벌어질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 교육도 중요한데 등·하교 길의 차량 안전과 횡단보도 통행방법 등에 대해 충분한 교육을 시키고 낯선 사람에 대한 주의, 차량 탑승 시 안전벨트 착용, 운동장 및 놀이 시설 이용에 관한 안전 교육이 필요하다. 

경희대학교치과병원 소아치과 최성철 교수는 단체 생활을 하다 “치아 외상이 발생하면 치아를 식염수나 우유에 보관한 후, 최대한 빨리 치과에 가져가 조치를 받아야 한다”며 “이물질이 묻었다고 무리하게 털어내면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치근막의 손상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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