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고혈압 환자의 10% 정도는 3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도 듣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의 심각한 합병증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신장 교감신경을 차단하면 혈압이 조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연구자들은 혈관 속으로 카테터를 넣고 신장 동백 외벽의 교감신경을 차단하고자 했지만 전 세계 어느 연구에서도 3상 임상을 넘지 못한 채 정체되어 있었다.

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환자의 절반가량은 3mm 이하의 작은 동맥을 갖고 있어 카테터를 사용할 수 없으며, 신경의 약 30%는 동맥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신경차단 실패확률이 높아져 혈관 내부로 들어간 카테터로 외부에 존재하는 신경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고 결론을 맺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사진제공: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고혈압과 같은 전통적 내과 질환에 복강경 수술 장비와 수술 기법을 활용한 최소침습수술이라는 외과적 방법을 접목했다. 더불어 전기 에너지를 일정한 온도로 신경에 전달하는 인공지능형 스마트 제어기술을 동원해 기존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포스텍 박성민 교수는 해당 치료법이 “다학제 협업 연구의 모범적인 사례"이며 "엄청난 발상의 전환"이라 평했다.

서울대·포스텍 연구팀은 환자의 혈관과 신경의 분포에 무관하게 모든 신경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게끔 신장 동맥을 외부에서 360도 전면을 감싸고, 일정한 온도로 전기 에너지를 신경에 전달하며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를 통해 혈관 손상은 없으면서도 동맥벽 근처의 교감신경뿐만 아니라 거리가 떨어진 곳의 신경도 완전히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4마리 돼지의 양측 신장에 새로운 방법의 신경차단술 7건을 시행해 효과적으로 신경이 차단되는 것을 확인했다. 돼지와 인간은 신장 크기와 위치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볼때 아직은 동물실험을 통한 기술검증 단계지만 매우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정창욱 교수는 "최초 연구 이후 계속 진행한 동물시험과 장기간 대동물 생존연구에서 치료군과 대조군의 혈압 변화 차이가 매우 극적이었다. 이 정도의 결과를 보고한 연구성과는 현재까지 없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는 "신장 신경조절을 통해 고혈압 및 부정맥 질환을 조절할 수 있다면 치료 패러다임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향후 동물실험과 임상연구 결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비뇨임상연구(Investigative and Clinical Urology) 최근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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