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서울병원 김지현 교수 "환자들이 밤에 잘 때 쓰는 안경과 같은 것…편안한 잠에 큰 도움"

영국 리버풀대학에서 조사한 연구가 있다. 사람은 80 평생 가운데 26년 일을 하고, 25년 동안 잠을 잔다. 잠을 자느라 인생의 3분 1 가량을 보내는 것이다. 여기에 10년은 TV를 보고, 먹는 시간은 6년이다. 누군가와 전화 통화하느라 무려 4년을 보낸다.

“꿀잠은 보약 한 채”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잠’의 소중함을 나타낸다. 잠을 잘 못 잔 날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찌뿌둥하다. 하루 종일 머리가 개운하지 않다. 늘 감정에 날이 서있다. 많은 사람들의 잠은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더 그렇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늘 피곤하다”고 말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면서 기도가 좁아져 숨을 멈추는 증상이다. 숨을 멈추었다가 다시 쉬고를 잠을 자는 동안 반복한다.

턱이 작거나 편도가 비대하고, 혀가 크면 자는 동안 쉽게 기도가 좁아진다. 뇌병변과 심부전이 있어도 수면무호흡증이 생긴다.

수면무호흡증은 대개 코골이를 동반한다. 하지만 코골이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수면무호흡증인 것은 아니다.

수면무호흡증을 ‘코골이’ 정도로 알고 있으면 위험천만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밤에 자다가 돌연사할 수 있다. 산소가 부족해 심장에 부담을 주면서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도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뇌졸중과 치매를 일으키는 고위험요인이다.

병원에 가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서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다. 예전 수면다원검사는 비급여로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70만원 정도했다. 2018년 7월부터 수면다원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현재는 14만원이면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수면장애와 수면무호흡증이 심각한 질환이라는 것을 나라도 인정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양압기 사용이 현재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양압기는 공기를 밀어 넣어 좁아진 기도를 열어주는 장치다. 잠을 자는 동안 무호흡이 생기는 경우 공기가 들어가서 기도를 열어주니까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와 함께 양압기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면서 예전 대당 180만~200만원 했던 양압기를 지금은 월 1만원만 부담하면 장기 대여로 사용할 수 있다. 사실상 양압기 렌탈 비용을 건강보험이 부담해 주는 것이다.

건강보험으로 양압기를 대여받는 경우 30일 가운데 21일‧4시간 이상 사용해야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양압기를 건강보험으로 대여받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받아야 한다. 수면다원검사에서 1시간에 몇 번이나 숨을 멈추는지를 측정하는 수면무호흡지수가 시간 당 15회 이상이고, 5회 이상이면서 주간 졸림증과 불면증, 산소포화도 85% 미만이면 처방받을 수 있다.

양압기는 삼각형 코마스크를 기본형으로 4종류가 나와 있다. 압력 세기 조절이 가능하고 무호흡을 감지해서 압력을 올리는 자동형도 있다. 호주‧뉴질랜드‧미국‧독일‧중국산들이 대표 제품으로 시중에 팔리고 있다.

최신 양압기는 스마트카드를 내장하고 있어 잠을 자는 동안 코골이와 무호흡 횟수 등 수면기록을 병원에 있는 수면전문의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김지현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805회 - 양압기 제대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편에 출연,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으로 힘든 환자들이 밤에 잘 때 쓰는 안경과 같은 것”이라며 “양압기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의 편안한 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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