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 치사율 70% 넘어…물 자주 마시고 충분히 휴식 가져야

마스크 쓰고 올 여름을 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숨이 막힌다. 코와 입을 마스크로 덮고 더운 여름을 보낼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이게 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올 여름 기상 전망도 만만치 않다. 더울 거란다. 기상청은 올해 폭염일수는 20~25일로 평년보다 2배 가량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열대야일수도 12~17일로 작년(10.5일) 보다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섭씨 온도가 33℃ 이상 이틀 이어지면 폭염주의보를 내리고, 35℃ 이상 이틀 연속이면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열대야는 밤 최저기온이 2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밤을 말한다.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생활속 거리두기’ 차원으로 올 여름 에어컨 사용지침을 발표했다. 중대본 지침에 따르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다. 당초 학교 등에서 에어컨을 가동할 때는 창문을 열고 하라고 안내했었다. ‘비효율’이라는 반발에 ‘최소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를 해야 한다’고 중대본이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에어컨 바람은 사람 몸에 직접 닿지 않게 하고 바람세기를 낮춰야 한다. 에어컨을 가동하면서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내부공기를 재순환시키면 감염 우려가 있다. 또 환기할 수 없는 실내에서 에어컨을 켤 때는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또 최소 1일 1회 이상 시설을 소독해야 한다.

이래저래 올 여름은 더울 모양이다. ‘어금니 물고’ 보낼 각오를 해야 한다.

한편 폭염에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으면 그나마 걱정은 덜 하다. 하지만, 폭염에 직접 노출된 건설현장 노동자들이나 냉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창고시설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폭염과 여름 내 목숨을 걸고 말 그대로 사투를 벌여야 한다.

정부는 ‘폭염기 건설현장 권고사항’과 ‘옥외작업자 건강보호 가이드’를 만들어 건설현장에 안내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작년 건설현장에 배포한 ‘가이드’에 따르면, 낮 기온이 35℃ 이상이면 긴급작업을 제외하고 오후 2~5시엔 작업을 할 수 없다. 또 1시간 일하고 10~15분의 휴식시간을 둬야 한다. 기온이 38℃ 이상이면 모든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현장에선 ‘가이드라인’은 지켜지지 않는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에는 열사병과 일사병‧열탈진‧열실신‧열경련‧땀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열사병은 대표적인 온열질환이다.

우리 몸은 외부 열기로 체온이 오르면 땀을 흘리고, 피부 혈관을 부풀리는 등 방어기전을 작동한다. 혈관은 가능한 피부 가까이 밀어올려 열을 발산시키기 위한 자구노력인 것이다.

하지만 체온이 40℃를 넘어가면 우리 몸에서 체온을 조절해주는 뇌하수체가 정상 작동을 멈추고 컴퓨터가 나가듯이 셧다운이 된다. 이 상태가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치사율이 70%에 이를 만큼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

열사병의 전조증상은 있다. 체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우리 몸은 기운이 빠진다. 속이 미식거리고, 피로감을 느끼면서 휘청거린다.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옮겨 옷을 벗긴다. 옷을 벗길 수 없으면 몸에 물을 뿌리고 선풍기와 부채로 바람을 불어 체온을 급히 낮추는 게 좋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응급의학과 김순용 과장은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816회 - 생각보다 심각한 열성질환!> 편에 출연, “열사병은 증상을 느끼게 되는 순간 이미 늦을 수 있다”며 “폭염에서 갈증을 느끼면 의식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면서 미리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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