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음식 먹고 6~48시간 복통‧설사‧구토…수분공급 중요 탈수 막아야

여름에는 음식 조심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기온에 세균들이 자라기 쉽기 때문이다. 여름에 음식 잘 못 먹고 급성 장염이라도 걸리면 몇 날 며칠 설사하느라 고생하고 낭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급성 장염은 세균에 의해 상한 음식이나 세균이 만든 독소를 먹고 난 뒤 고열과 구토‧설사를 동반하며 복통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원인균으로는 포도상구균과 비브리오균‧살모넬라균 등이 손꼽힌다. 이 외에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가 장염을 일으킨다. 비위생적으로 처리된 음식을 먹어도 장염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여름철 장염을 앓는 많은 환자들은 회‧해산물‧게장처럼 날로 먹는 음식을 통해 병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상한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더라도 균이 이미 만들어 놓은 독소 때문에 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음식뿐만 아니라 오염된 물을 먹고도 걸릴 수 있고,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경우도 위험하다.

휴가철에는 집이 아닌 외부 공간에서 외식하는 기회가 많아 장염의 발병률이 높다. 노약자나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 질환이 있는 만성질환자는 같은 음식을 먹어도 더 쉽게 장염에 걸린다. 기저질환이 있으면 건강한 사람들보다 장염에 더 심하게 앓을 수 있으므로 어린이나 노약자는 보다 주의해야 한다.

보통 상한 음식을 섭취하고 6~48시간 정도 경과하면 구토‧설사‧복통 등의 증상이 시작된다. 고열을 보일 수도 있고 드물게는 혈변이나 탈수 증상으로 위험할 수도 있다.

장염을 치료할 때 수분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 균이 없는 깨끗한 물, 믿을 수 있는 정수된 물이나 끓인 보리차를 식혀서 마시는 것이 좋다. 너무 차가운 물은 오히려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니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물이 도움이 된다.

식사가 가능하다면 미음이나 죽을 먹으면서 증상에 따라 해열제‧진경제, 기타 필요한 약을 복용하면 대부분 수일 내로 회복된다.

휴가지에서 급성 장염이 발병해 병원을 찾기 어려운 경우라면 끓여서 식힌 물과 이온음료 등을 먹으면서 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구토가 심해서 음식 섭취가 어렵거나 고열을 보이는 경우, 복통이 심하고 진찰상 반사통이나 복부 경직 등 급성복증이 의심되고, 혈변을 보이면 병원에 입원해 혈액검사나 복부CT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입원 후 치료는 정맥주사로 수액 공급을 하면서 필요에 따라 항생제 등을 투약한다. 급성 장염인 경우 대장내시경검사는 거의 필요하지 않지만 혈변을 보이거나 복부 CT에서 이상이 보이는 등 특수한 경우에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어린이는 심한 설사와 구토로 쉽게 탈수가 올 수 있다. 탈수되지 않도록 적절한 수분 공급을 해주고, 우유나 주스, 고기 등은 장염이 나을 때까지는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고령의 어르신들도 단순 설사‧구토만으로도 전신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조용석 교수는 “여름철 급성 장염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날 음식, 차가운 음식, 청결하지 못한 음식을 피하고, 보관이 잘못된 음식은 아깝더라도 먹지 말고 처분해야 한다”며 “손을 깨끗이 씻어서 위생에 유의한다면 더운 여름, 장염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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