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32% 급증…정확한 진단 어렵고 치료도 쉽지 않아

배가 아픈 복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복통은 원인도 다양해 정확한 진단도 쉽지 않다. 이 가운데 특히 복잡하고 다양한 복통으로 의사들도 어렵게 여기는 질환이 바로 ‘염증성장질환’이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염증성장질환에 대표적이다. 장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 미상의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젊은 나이에 발병해 대부분 평생 지속된다. 아직은 내과적 약물치료로 완치시킬 수 없는 대표적 난치병이다.

최근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5년 5만3,274명에서 2019년에는 7만814명으로 최근 5년 사이 무려 32% 늘었다. 식생활 습관이 서구화가 된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손꼽힌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닮은 듯 다르다. 둘 다 만성적인 염증이 나타나지만,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서 염증이 발생하고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 국한해 나타난다.

두 질환 모두 초기에 복통과 설사‧혈변‧체중감소‧발열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궤양성대장염은 이와 함께 대변 절박증과 후중감‧빈혈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젊은 나이에 반복적으로 혈변이 관찰되는데, 치질(치핵)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만성으로 진행된다.

크론병은 궤양성대장염보다 병변이 나타날 수 있는 범위가 넓고, 환자마다 증상도 더 다양하다. 초기에 복통‧설사‧혈변‧발열‧체중감소‧항문 통증 등이 나타난다.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급속하게 진행되기도 한다. 응급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10대~30대에 만성적으로 장염이 반복되고 특별한 원인 모르게 복통이 지속 되면 크론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장에 생긴 염증으로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장외증상이라고 하는데 관절‧눈‧피부‧간‧담관‧신장에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크론병 환자 3명당 1명꼴로 항문주위에 치열‧치루‧농양 등과 같은 항문주위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증상 없이 잘 낫지 않거나 재발하는 항문주위농양, 치루로만 나타나기도 한다. 장에 구멍이 생기는 누공과 장이 좁아지는 협착, 장이 막히는 폐쇄가 생기기도 한다.

크론병에서 흔한 설사와 복통은 과민성장증후군과 세균성 장염, 대장암 등 다른 많은 질병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크론병은 임상 증상과 경과, 내시경검사, 영상학적 검사, 조직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때로는 한 번에 확진되는 것이 아니라 병이 진행되면서 확진이 될 수도 있다. 궤양성대장염도 혈변이 흔히 관찰되는 치질(치핵)로 오인할 수가 있어, 내시경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염증성장질환은 환자에 따라 질병이 생기는 부위나 범위, 증상, 경과 등이 다양할 뿐 아니라, 치료에 대한 반응도 모두 다르다. 각 환자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론병 환자에게 천공‧복막염 등이 생기거나 약물치료로 호전이 없을 때는 수술로 염증이 있는 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 그러나 크론병 환자의 상당수는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수술을 고려할 때에는 수술이 병의 경과에 미치는 영향‧목적‧방법, 각 방법에 따른 장·단점, 위험성과 합병증, 다른 치료법 등을 주치의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완치가 어려워서 완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며 “위장관의 염증을 조절해서 증상이 모두 없어진 상태를 관해라고 하는데, 관해를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일차적인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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