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가 한 번은 경험…스트레스·불안과 관련 깊어

이명(耳鳴‧귀울림)은 외부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갑자기 ‘삐~’ 소리가 들리거나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는 이비인후과 질환이다. 본인은 이명으로 괴롭지만 주변 사람은 그 소리를 듣거나 느낄 수 없다.

통계적으로 이명은 평생을 살면서 인구의 75% 가량이 한번 정도는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소홀하게 지나쳐서는 안 되는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정확한 진단이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기도 하다.

만성 이명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나이가 들면서 청력 저하와 함께 악화된다. 노화로 퇴행성 이명이 생기거나 귀 손상이 올 수 있다. 또 순환기 장애나 성인병이 있어도 이명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 환자의 경우 청력 손상이나 치매 같은 뇌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영구적 신경 손상의 징후일 수 있다.

이명은 50대에 많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20~30대 환자도 늘고 있다. 젊은 이명 환자들의 증가는 시끄러운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는 습관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명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4년 28만여명에서 2018년에는 32만명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명은 본인에게만 소리가 들리는 자각적 이명과 다른 사람에게도 소리가 들리는 타각적 이명으로 나눈다. 자각적 이명은 난청‧중이염‧만성 신장질환 등을 동반해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타각적 이명은 전체 이명의 10~15% 정도를 차지한다. 귀 주변을 지나는 혈관에서 나는 소리, 귀와 목 주변 근육의 수축이나 경련에 의한 소리, 턱 관절이나 이관 기능 장애 등 체내 소리가 몸을 통해 귀에 전달되는 경우에 나타난다. 자각적 이명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정확한 진단을 통해 보다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이명은 경도 청력 저하나 특정 주파수대의 청력 저하가 원인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청력 저하 보다는 이명을 더 잘 느끼기 때문에 이명으로 청력 저하가 생기는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청력 저하로 이명이 생기면 이명이 커지거나 더 자주 들린다고 해서 이로 인해 청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이명이 잦아지거나 커지는 경우에는 오히려 청력 저하가 진행돼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명은 스트레스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만성 이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조사해 보면 이들 가운데 우울장애(62%)와 불안장애(45%)를 겪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들이 뇌의 흥분을 고조시키고 대뇌피질의 과도한 활동으로 이명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몸이 피곤하거나 긴장하는 경우 이명이 커질 수 있다. 충분한 질 좋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였을 때도 이명이 악화 될 수 있다.

이명이 지속되면 피로감이 생기고, 수면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심하면 집중력 장애와 기억력 장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효과적인 이명 치료를 위해서는 이명의 원인을 분석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난청‧메니에르씨병 등 내과적인 질환들을 감별진단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아연 결핍과 비타민 B12 결핍은 이명과 관련이 있을 수 있고 은행나무 추출물이 뇌혈류를 개선시켜 이명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토닌 보충을 통해 만성 이명 환자의 수면을 개선시키는 방법도 있다.

건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신정은 교수는 “이명은 원인이 다양해 한가지 방법으로 치료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명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소음이 많은 환경을 피하고 금연‧금주와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노력하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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