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시력저하‧마비 호소

다발성경화증은 뇌‧척수‧시신경 등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우리 몸의 면역계가 중추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섬유의 구성물질)를 공격하는 형태로 탈수초성질환의 대표적인 질병이다.

발병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난치성질환이다. 면역계의 다양한 세포와 이들로부터 분비 물질에 의해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세포막이 손상돼 신경자극의 전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초손상은 뇌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지는 신경자극 전달에 이상이 생겼다는 의미다. 이는 온몸 곳곳에, 다발적인 신경통증과 마비로 이어진다.

한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자가 면역 상태에 따라 재발과 완화를 반복한다. 재발이 잦아질수록 손상이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 2,156명에서 2019년에는 2,565명으로 20% 가량 증가했다. 다발성경화증은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고, 주로 20~50대의 연령대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피부 감각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어지럼증, 균형감각소실을 비롯해 편마비, 하지마비, 사지마비 등 근력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단기기억 소실 등이 나타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우울증과 집중력‧이해력‧판단력이 약해지기도 한다. 빈뇨, 절박뇨, 요실금이 생길 수도 있다. 눈에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안구진탕증, 시야혼탁, 복시 등이 나타나며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은 시력저하와 우울증‧마비‧피로감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

다발성경화증은 임상증상과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뇌척수액검사, 유발전위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가벼운 정도의 감각이상이나 어지럼증 등으로 발현하기도 하고, 치료 없이도 수 주 내에 저절로 호전될 수 있어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방치하면 중추신경의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증상이 뇌졸중과 유사해 ‘서양풍(서양에서 주로 발생하는 풍)’으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증상 초기에 증상이 유사한 뇌졸중‧치매‧파킨슨병‧뇌종양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뇌신경센터 김병조(신경과)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은 전신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며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다른 질환과의 구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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