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고등어는 물론 MSG 음식 류마티스 관절염에 좋지 않아 피해야

어미야, 비 올란가 보다. 빨래 걷어라. 아이고 허리야.”

시어머니로 보이는 할머니가 흐린 날 장독대에서 내려오면서 허리를 붙잡고 며느리에게 하는 말이다. 몇 해 전 몸에 붙이는 파스(소염제) TV광고에 나왔던 카피다.

한동안 사람들 사이에 유행했다. 이 광고에는 흐린 날이면 여지없이 아픈 허리와 늙음에 대한 원망도 있다. ‘국민 어머니탤런트 고두심은 관절통에 탁월하다는 파스 광고에 오래 전속 모델을 했다.

비교적 젊어 흐린 날에도 허리가 아플 일이 아직은 없는 직장인들 사이에 이 광고 카피가 유행하기도 했다. ‘비 올란다는 곧 닥칠 상사의 질책일 수 있고, 곧 불어 닥칠 불황을 뜻하기도 했다. 월급쟁이들은 직장 동료들과 회사 옥상에서 담배를 나눠 피면서 곤란해질 흐린 날을 어떻게 하면 넘기나 한숨을 쉬면 내뱉는 썰렁개그로 쓰이기도 했다.

관절염이 있으면 비 오는 흐린 날엔 허리가 아프다. 허리만 아픈 게 아니다. 무릎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고, 발목도 아프다. 우리 몸은 200여개의 뼈로 구성돼 있다. 관절은 뼈와 뼈를 이어주면서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역할을 한다. 관절염은 척추를 뺀 모든 관절에 생길 수 있다. 턱에도 생긴다.

장마 등 비 오는 날엔 대기 압력이 낮은 저기압 상태가 된다. 기압이 낮아지면 평소 공기 압력보다 낮아지고 관절 안쪽 공간의 압력을 압박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관절 내 조직을 팽창시키고,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비 오는 날엔 주변 대기 온도가 낮아지면서 관절로 오는 혈류량은 줄어들고 혈류량이 줄면 염증 유발 물질은 늘어 통증이 증가한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면 관절통이 더 심해지는 이유와 같다. 관절통은 날씨가 흐려도 심해지지만 추우면 더 심해진다. 관절주변 온도가 떨어져 통증에 훨씬 예민해진다. 추우면 관절 주변 근육이 수축한다. 긴장 상태가 더 커지기 때문에 쉽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관절염 환자들은 뼈마디가 아플 추위를 걱정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가 고장 나서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세포들이 자신의 몸을 공격해서 통증을 유발한다. 아군이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못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 고장이 관절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을 일으켜서 그 염증이 관절을 망가뜨린다.

관절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다. 관절을 구성하고 있는 연골은 재생이 불가능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관절통은 굉장히 불편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거동을 불편하게 하고, 보행을 어렵게 한다. 그렇다고 눕는다고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도 않는다. 말 그대로 삭신이 쑤시는 게 관절염이다. 여기에 단순히 진통제를 먹고 파스(소염제)를 몸에 붙이면서 임시변통을 하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평생 진통제를 먹으며 살 수 있다. 특히 파스는 자주 붙이면 안 된다. 파스를 남용하면 콩팥이 나빠지고 위장장애가 부작용으로 생긴다.

관절통의 원인은 다양하다. 관절 자체가 염증이 있어 고장 나서도 아플 수 있고, 관절 주변에 있는 인대가 다쳐도 아프다. 극심한 노동과 무리한 운동으로 근육이 힘들어서 힘줄과 관련된 염증이 생겨도 아프다. 일부 항암제에서 관절통을 유발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많은 경우 관절통은 쉬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줄어든다. 문제는 관절통이 병과 연결돼 있는 경우다. 최소 2주 이상 관절통이 지속되면 병원에 가야 한다. 병원에 가면 혈액검사로 염증수치를 보고, 엑스레이를 찍어서 모양이 얼마나 변했고, 초음파로 염증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윤종현 교수는 <나는의사다 851회 - 비만 오면 쑤시는 관절통에서 벗어나는 법> 편에 출연, "관절을 보호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은 근육으로 근육이 튼튼해지면 관절통을 덜 느낄 수 있다통풍이 있으면 요산수치를 올리는 고등어·꽁치는 피하고, 면역체계를 자극할 수 있는 MSG가 들어간 음식도 가급적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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