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 왕’(king of the disease)이면서 ‘왕의 병’(disease of the king)이었던 ‘통풍’

 

통풍은 한자로 痛風이라고 쓴다. 스치는 바람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낄 만큼 통증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중년 남성들이 한밤에 앰블런스를 타거나 급하게 택시를 불러 병원 응급실로 실려오기도 한다.

통풍은 애매하게 아픈 게 없다. 찌르는 듯한 욱신거리는 극심한 고통을 수반한다. 통풍 환자들은 너무 아파서 진료하는 의사에게 발가락을 잘라달라고 하거나, “엄지발가락이 폭탄 터진 듯 아프다고 한다.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잘 나타나고 통증은 더 심해진다.

급성 통풍 발작의 증상은 짧으면 일주일에서 심하면 한달 정도 이어진다. 증상이 있을 때는 꼼짝 못할 정도로 일상생활을 어렵게 한다. 아픈 정도로 말해 통풍을 병의 왕’(king of dease)이라 부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2265,065명에서 2017년에는 395,154명으로 늘었다. 불과 5년 동안 절반에 가깝게 49.1% 가량 증가한 것이다.

2017년 기준 통풍 환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92%(363,528)를 차지했고 여성은 8%(31626)에 불과했다. 여성은 폐경 이후 통풍이 오는 경우가 많다. 통풍이 남자들에게 많고, 여성들에게 적은 이유는 여성호르몬의 작용으로 보인다.

통풍은 몸에 요산이 쌓이면서 생긴다. 날카로운 형태의 요산결정이 쌓여 염증반응을 촉발해 통풍을 일으킨다. 요산이 몸에서 가장 많이 쌓이는 곳이 콩팥과 관절이다. 통풍 환자들은 요산을 처리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어 소변으로 배출하지 못한다.

하지만, 음식물이 소화되고 남는 최종 물질인 요산은 생명유지에 필수다. 요산수치가 너무 낮으면 뇌에 문제를 일으켜 직립보행을 못할 수도 있다. , 요산은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음식은 몸에 들어와 소화되는 과정에서 요산을 만들어낸다. 요산을 특히 많이 만들어내는 음식에는 심장(염통)이나 간과 같은 내장과 육즙거위정어리고등어멸치효모베이컨 등이 있다

한마디로 고기류다. 예전 통풍의 별명은 왕의 병’(disease of the king)이었다.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는 왕을 비롯해 귀족들이나 걸리는 병이라는 의미다. 고대 이집트 벽화에 그려진 귀족들의 모습 가운데 유독 엄지발가락이 부풀려져 그려진 주인공들은 통풍 환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풍은 엄지발가락에 많이 생긴다.

예전 왕의 병으로 불렸던 통풍은 최근에는 식습관의 변화와 운동부족으로 아주 흔한 병이 됐다. 특히 예전 통풍은 40대가 넘어야 생기는 병이었는데 요즘은 10대에게도 생긴다. 너무 어릴 때부터 잘 먹어 요산이 몸에 쌓이는 시간이 점점 단축됐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연령별로 보면, 20~30대 비교적 젊은 통풍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 20대 남성 환자는 20121882명에서 201719,842명으로 82%, 30대 남성 환자도 같은 기간 66% 증가했다.

요산은 몸속에 너무 많아지면 소금과 같은 원리로 침전된다. 일정시점 쌓이면 녹지 않고, 가라앉아 쌓인다. 가장 많이 쌓이는 곳이 콩팥과 관절이다. 많은 통풍 환자들은 신장이 안 좋다.

통증을 직접 느끼는 곳은 발과 발목 등 관절이다. 발과 관절이 몸에서 온도가 낮아 요산이 많이 쌓인다. 통풍이 심해지면 온 관절에서 통증을 느낀다. 통풍 환자들은 저녁에 고기 회식이나 치맥을 먹고 밤에 잠을 자면서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깨기도 한다.

술 뿐만 아니라 운동을 너무 많이 해도 요산 수치가 오른다. 통풍 환자들은 무리하게 등산을 하거나 조기 축구를 해도 다음 날 통풍이 올 수 있다. 운동량도 적당히 조절해야 한다.

통풍은 겨울에 더 심해진다. 낮은 기온에 요산 침전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풍은 대표적인 유전질환이기도 하다. 요산을 배출하는 유전자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통풍은 치료제가 없다. 고혈압당뇨약처럼 요산약을 평생 먹어야 하기 때문에 완치라는 개념이 없다. 무엇보다도 통풍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은평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윤종현 교수는 <나는의사다 855회 - 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왕' 정도는 돼야 걸리던 병? > 편에 출연,알코올은 신장에서 직접 요산의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켜 통풍을 일으키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평소 요산저하제를 잘 먹어 요산 수치를 조절하면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