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합병증과의 싸움…당뇨성 발기부전‧사정장애‧배뇨장애 일으켜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당(혈액 속 포도당 농도)이 높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문제는 고혈당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혈당이 올라가면 혈관을 망가뜨린다. 그래서 당뇨병은 혈관병이기도 하다.

혈관은 우리 몸 구석구석에 퍼져 영양분을 공급하고, 산소를 나른다. 높아진 혈당으로 혈관이 망가지면 어느 구석에선가에 문제를 일으킨다. 결국 혈당조절에 실패하면 반드시 합병증이 오는 이유다. 당뇨병은 합병증과의 싸움이다.

고혈당은 미세혈관 구조를 가지고 있는 콩팥과 눈의 망막, 신경에 장애를 우선 일으키기 시작한다. 당뇨병이 우선 문제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3곳이 눈과 콩팥(신장)신경이다. 당뇨병성 망막증과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당뇨병의 3대 합병증으로 부른다.

카메라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에는 미세혈관이 나뭇가지처럼 뻗어 있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혈관이 손상돼 혈액이 망막 속으로 흘러나온다. 그 결과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 망막에 달라붙어 쌓인다.

이를 당뇨병성 망막증이라고 한다. 증상이 가벼우면 시야를 방해하지 않지만 점차 진행되면서 혈관이 담쟁이 덩굴처럼 무성하게 가지를 쳐서 망막을 덮어버린다.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전단계 때 이미 25%의 당뇨병 환자가 가벼운 망막증을 동반한다.

혈당조절이 안 되거나 당뇨병이 오래되면 콩팥 작은혈관과 사구체에 작은 틈이 생긴다. 이 틈으로 평소 소변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단백질이 새어 나간다. 소변에 단백질이 나온다고 해서 단백뇨라고 한다. 소변에 하얗게 거품이 일어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단백뇨가 진행되면 콩팥 기능이 떨어지고, 어느 선을 넘으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능이 나빠져 결국 투석을 하게 된다.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당뇨병성 신증이 더 잘 생기고, 당뇨병이 25년 정도 되면 대략 80%에서 당뇨병성 신증이 생긴다.

신경도 혈액을 공급받아야 한다. 큰 나무를 휘감아 도는 담쟁이처럼 신경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신경다발의 외부를 감싸고 있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이 혈관이 좁아져 신경세포에 혈액을 공급하지 못한다.

그 결과 신경세포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다리로 가는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말초신경 합병증이 생기고, 양쪽 발의 감각이 떨어지고 발이 썩는 당뇨족이 온다. 심장과 소화기관으로 가는 자율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심부전이나 소화가 안 되고, 변비나 설사가 번갈아 오기도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당뇨성 신경병증은 비뇨기관에 치명적인 증상을 불러 일으킨다. 남성들에게는 발기부전과 성욕감퇴사정장애배뇨장애다. 여성들은 요로감염과 질염을 일으킨다.

특히 30~40대 비교적 젊은 발기부전‧사정장애 환자들의 주 원인은 당뇨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정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발기는 하지만 정액이 나오지 않아 불임의 원인이 된다. 배뇨장애는 당뇨병으로 방광근육이 망가지면서 오줌을 못 누구 호스를 요도에 넣어 빼내야 한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은 비뇨기계 질환의 원인이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인 것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2009년 고대구로병원 비뇨기과는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는 내분비내과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60%비뇨기계 질환을 가지고 있지만, 당뇨병이 원인인 줄은 모른다고 답했다.

고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문두건 교수는 <나는의사다 856회 - 당뇨환자의 비뇨생식기 질환 관리팁!> 편에 출연, 비뇨의학과에 오는 발기부전이나 배뇨장애 환자들 가운데 당뇨 없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당뇨 환자들이 비뇨의학과에 와서 일찍부터 검사하고 약을 먹으면 호전될 수 있는데 치료시기를 놓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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