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등푸른생선‧맥주‧탄산음료 피해야…약 잘 먹어야 제한적으로 가능

 

월급쟁이 회사원들은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마음은 괜히 초조해지면서 오늘은 뭐 먹지?’라는 고민에 빠진다. 사내 식당이 있고, 회사 주변에 음식점이 많아도 오늘 뭐 먹지?’에 대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직장인들이 회사생활을 하면서 점심 메뉴 고르기는 하루 일과로 손에 꼽는 숙제다.

백반순두부김치찌개된장찌개제육덮밥설렁탕갈비탕순댓국내장탕짜장짬뽕볶음밥.

하지만, 막상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 메뉴는 뻔하다. 대개 여기서 돌고 돈다. 열 손가락 안에 들어오는 선택지에 갇혀서 고르기가 사실은 더 어려운 법이다.

통풍을 가지고 있으면 고민은 더 깊어진다. 요즘처럼 날도 추워져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지만 점심 메뉴에 흔한 선택지인 아무거나를 무턱대고 고를 수는 없다. 혹여 아무거나를 먹었다가 요산 수치가 오르지 않을까 걱정이다.

통풍은 바람에 스쳐도 극심한 통증을 느낄 만큼 아프다고 해서 한자로 痛風이라고 쓴다. 통풍은 평소 아무렇지도 않다가 한번 아프면 심하게 아프다. 애매하게 아픈 게 없다. 찌르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중년 남성들이 한밤에 앰블런스를 타거나 급하게 택시를 불러 병원 응급실로 실려오기도 한다.

통풍은 관절과 콩팥에 요산이 쌓이면서 생긴다. 날카로운 형태의 요산결정이 쌓여 염증반응을 촉발해 통풍을 일으킨다. 통풍 환자들은 요산을 처리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어 소변으로 배출하지 못한다.

음식은 몸에 들어와 소화되는 과정에서 요산을 만들어낸다. 요산을 특히 많이 만들어내는 음식은 심장(염통)이나 간과 같은 동물의 부속고기 내장과 육즙, 고등어꽁치정어리 같은 등푸른 생선류 등이 손에 꼽힌다.

한마디로 고기류다. 그래서 통풍은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는 왕을 비롯해 귀족들이나 걸리는 병이라는 의미에서 왕의 병’(disease of the king)으로 불렸다.

요산을 많이 만들어내는 고기류는 주로 빨간색 고기들이다. 흔히 통풍환자들이 회식 등으로 치맥을 먹으면 다음 날 병원 갈 각오해야 한다고 말할 때 범인은 흰색 살치킨이 아니라 맥주다.

맥주는 술 가운데 통풍 환자들에게 가장 나쁘다. 맥주의 주원료인 보리가 요산을 급격히 끌어 올린다. 여기에 맥주는 마시는 양도 많아 몸에 축적되는 요산의 양을 한꺼번에 늘린다. 통풍 환자들은 소고기를 맥주와 같이 먹으면 가장 안 좋은 조합이다. 치맥보다 더 안 좋다. 맥주보다는 차라리 소주와 고량주 등 독주계열이 낫다.

동물의 내장‧부속고기로 만드는 순댓국과 내장탕‧곱창‧막창‧돼지국밥도 맥주랑 동급으로 나쁘다. 이에 비해 닭고기는 덜 해롭다. 치즈‧요구르트 등 우유로 만드는 유제품은 요산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등푸른생선을 포함해 조개류와 오징어 등 해산물도 통풍 환자들에게는 금기다. 반면 광어우럭조기새우 등 흰색 살 생선은 안전하다.

동물성 단백질 뿐만 아니라 식물성 단백질도 몸에서 요산을 만들어낸다. 육식을 멀리하고, 콩으로 만든 두부와 된장찌개를 주로 먹고 있다는 시골 할아버지도 통풍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사이다와 콜라 등 탄산음료도 요산을 올린다. 청소년기 통풍이 생기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탄산음료다. 최근 20~30대 비교적 젊은 통풍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탄산음료를 많이 마셔 요산에 일찍 노출됐기 때문이다.

탄산음료는 제조과정에서 단맛을 내기 위해 과당을 첨가물로 쓴다. 과당은 요산 대사에 영향을 줘서 요산처리를 방해한다. 콜라사이다환타 등 단맛이 강한 음료는 통풍에 안 좋다.

톡 쏘는 청량감을 맛보기 위해 탄산음료를 먹고 싶다면 탄산수에 설탕을 섞어 마시는 게 차라리 낫다. 과당과 달리 설탕은 요산을 올리지 않는다.

평소 요산 수치를 낮추는 약을 꾸준히 먹고 있으면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통풍은 약을 먹다가 안 먹으면 그 자체로도 통증이 생긴다. 일주일만 약을 안 먹고 통풍이 재발해 병원에 가서 초음파 검사를 하면 관절에 쌓여있는 요산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다.

은평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윤종현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859회 - 통풍환자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 알려드립니다> 편에 출연,일단 약을 열심히 먹어서 요산 수치를 5 이하로 낮추면 몸 안에 쌓여있던 요산들이 녹아 조금씩 몸 밖으로 배출된다음식 조절을 완벽하게 한다고 통풍에서 완전하게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약을 잘 챙겨 먹는 것을 전제로 맥주든 순댓국이든 좋아하는 음식을 제한적으로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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