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 간접흡연으로 만성콩팥병 48% 더 증가…조기 치료가 관건

 

담배는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 담배를 피우면서 닥치는 해로움은 100가지고, 얻는 이로움은 아쉽지만 없다. 그래서 금연은 다이어트금주와 함께 매년 버킷리스트 첫 손가락에 꼽힌다. 연초부터 담배값이 오른다는 설왕설래도 부담스럽다.

담배를 피우면 내 건강만 망치고, 내 호주머니만 털리는 게 아니다. 간접흡연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건강도 해친다. 그 사람들이 건강을 망쳐 병원에 가면 병원비가 들어가 결국 다른 사람들의 호주머니도 털게 되는 것이다.

직접 흡연보다 간접흡연이 더 안 좋다고 결론 짓는 연구는 많다. 논리는 단순하지만 명확하다. 직접 흡연은 필터에 걸러 자신이 마시는 담배 연기지만, 간접흡연은 필터를 통과하지 않고 내뿜어 남이 마시는 연기라 더 안 좋다는 것이다.

간접흡연은 옆 사람의 폐만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다. 간접흡연은 옆 사람의 콩팥(신장kidney)을 망가 뜨려 만성콩팥병(만성 신부전)을 일으킨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독소와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고, 단백질미네랄 등을 재흡수해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장기다.

만성 콩팥병으로 콩팥기능이 떨어지면 빈혈과 어지럼증피부 가려움증식욕 감퇴구토호흡곤란전신 피로감불면증 등이 생긴다. 심하면 전신 부종과 심한 호흡곤란을 동반한 의식저하 증상도 나타난다. 망가질 정도로 이상 증상을 보이는 신장은 회복이 어렵다. 만성 콩팥병이 중증으로 진행하면 투석을 하거나 이식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정탁 교수팀은 2011~2014년 비흡연자 2,284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 717명과 노출된 그룹 1,567명으로 나누어 간접흡연이 신장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분석했다.

연구결과를 보면, 담배연기에 꾸준히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만성신장병에 걸릴 위험도가 1.4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담배를 피우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만성신장병 위험도는 1.37배에 그쳤다.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만성신장병 발병위험이 무려 48% 높아지고, 간접흡연이 직접흡연보다 만성신장병에 더 해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신장학학회지’(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게재됐고, 뉴욕타임지에 관련 내용이 보도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정탁 교수는 <나는의사다 876회 - 간접흡연, 만성콩팥병 위험을 높인다고?> 편에 출연, 혈관으로 이루어진 기관인 콩팥에 담배는 치명적이라며 한번 나빠진 콩팥은 가속도가 붙어 더 빨리 나빠지지만 초기에 관리하면 더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만큼 건강검진이나 소변 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에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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