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은 우리 몸 항상성을 지키는 중요한 기전
"목 마르면 참지않고 물 마시는 것으로도 충분할 수 있어"

 

1980년대까지 학교 남자 화장실에는 층마다 20들이 커다란 플라스틱 통이 대여섯 개씩 주욱 놓여있었다. 생김새는 마치 소 키우는 축산농가에서 소젖을 짜서 우유로 가공하기 위해 보관 운반하는 용도로 쓰이는 통과 비슷했다.

통 입구는 넓은 깔대기 모양으로 한 방울이라도 통 속에!’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학생들은 한 방울이라도 흘리지 않고 더 담기 위해 영점 조준사격에 집중해야 했다.

통은 학교 뿐만 아니라 군대 화장실이나 예비군훈련장에도 있었고, 고속도로 휴게실 남자화장실에도 놓여있었다. 남자화장실에서 소변을 받는 소변수거통이었다. 따지고 보면, 공중화장실에서 ‘1인1석’으로 옆 사람 눈치 안 보고 맘 편하게 소변을 볼 수 있었던 세월은 그리 멀지 않다.

당시 국내 제약사 녹십자는 전국에서 소변을 수거해 유로카이네이스라는 효소를 추출했다. 이 효소를 가지고 뇌졸중치료제의 주원료로 혈관 속 혈액 응고를 막는 혈전용해제인 유로키나아제를 만들었다. 유로는 오줌이라는 뜻이다.

그 시기 소변에서 추출한 유로카이네스는 수출품목이 변변치 않았던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기도 했다. 당 대략 2,000불에 팔렸다고 하면 귀한 대접을 받았던 효자품목이었다. 기술력이 부족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 수 없었던 한국은 머리카락으로 가발을 만들어 팔았을 뿐만 아니라 오줌도 수출했다.

88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 사람들의 식습관이 육류를 많이 먹어 비교적 깨끗한 오줌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이때부터 화장실도 대부분 수세식으로 바뀌면서 소변 수거도 불가능해졌다. 요즘은 국내 공급은 불가능해서 중국이나 북한에서 수입하고 있다.

오줌은 우리 몸에서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전이다. 물을 많이 마셔도 그대로 퉁퉁 붓지 않고, 삼투압과 목마름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원리다. 짜게 먹어도 혈액 속 염분이 늘어나거나 줄지 않는 것은 소변으로 배출, 제거하기 때문이다.

흔히 하루에 소변을 보러 얼마나 화장실에 자주 가야 정상인지 소변보는 횟수와 건강하려면 얼마나 물을 마셔야 하는지 궁금해 한다.

의학적으로는 하루 1200~250cc 정도 소변량으로 5~6회 정도 화장실에 가는 것을 정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짜게 음식을 먹어 물을 많이 마시거나 이뇨작용이 있는 커피를 마시면 소변량은 당연히 늘고, 화장실에 가는 횟수도 늘어난다.

화장실에 자주 가는 병도 있다. 여성들에게 흔한 방광염이나 남성들의 경우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화장실에 자주 간다. 콩팥이 제기능을 못하는 만선신부전이나 당뇨병도 화장실에 자주 가게 만드는 질환이다. 여성들은 방광염을 1년에 한 두 번씩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다가 치료를 받지 않고도 저절로 낫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하루 필요량 이상 물을 너무 많이 마셔도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신과 질환인 물중독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하루에 무려 10이상의 물을 마시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정탁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의사 877회 - 커피의 이뇨작용으로 얼굴 붓기를 뺄 수 있을까> 편에 출연, 인터넷이나 방송을 보면 건강하려면 하루에 2~3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하지만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라며 목이 마르면 참지 않고 물을 마시고, 무리해서 마시지 않는 정도로도 수분 섭취는 충분한 만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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