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폐물을 걸러주고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시켜주는 콩팥은 몸 안의 정수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콩팥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만성콩팥병의 발생 원인은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이 있으며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도 원인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동기 교수팀은 주관적 심리 상태와 수면시간이 만성콩팥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삶에 긍정적인 경우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낮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만성콩팥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만성콩팥병 유전자 컨소시엄(CKDGen Consortium)과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를 활용해 약 100만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나이·성별 같은 기본적인 정보부터 전반적인 행복감·우울감·과민 정도·삶의 만족감까지 정신 건강과 관련된 정보도 폭넓게 수집했다.

연구 결과, 전반적인 행복감이 높고 삶의 의미에 긍정적인 경우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자신이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불행하다고 응답한 사람보다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약 31% 낮았다. 자기 삶에 의미가 있다고 응답한 경우에도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약 23% 낮았다.

반면 우울감과 과민 정도가 강한 사람은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높았다. 우울감이 있다는 응답자가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약 45% 더 높았다. 과민 정도가 5이상인 사람 역시 발생 위험이 16% 더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면 시간도 만성콩팥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확인했다. 앞선 논문과 동일한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서 수면 시간을 부족(6시간 미만), 적정(6~9시간), 과다(9시간 이상)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만성콩팥병 발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신 건강이 신체 질환인 만성콩팥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료진은 혈압, 혈당 수치 등 기존에 알려진 의학적 지표 외에도 환자의 감정적 상태나 수면시간 등 정신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연구결과는 신장 분야 최고 권위지인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게재됐다.